“참교육 헌신 감사해요” 응원 받으며 조퇴

조퇴하는 전교조 교사들에게 동교교사, 학부모 지지 목소리

“신념을 가지고 참교육의 장래를 위하여 헌신해 주시는 전교조 선생님들께 감사합니다. 선각자의 길을 가 주심에도 묵묵히 바라보는 저희가 부끄럽습니다. 파이팅 해 주십시오~”

27일 전교조가 진행하는 조퇴투쟁에 참여하는 경기 ㅇ중학교 김현옥 교사는 이날 오전 동료교사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교내 메시지를 받았다. 조퇴투쟁에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김 교사를 응원하는 내용이었다.

다른 교사들도 글로 “쌤~~ 잘 다녀오세요. 파이팅^^”, “따가운 햇살보다 더 따가운 시선을 견디시느라 오늘 힘든 하루가 되시겠네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등등의 마음을 김 교사에게 전달했다.

김 교사는 이런 응원 속에서 이날 오후 12시50분께 학교를 나섰다. 김 교사는 “비록 혼자 조퇴를 하지만 많은 선생님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학부모 “선생님 신념과 참교육이 승리하길”

  전교조가 조퇴투쟁을 벌이는 27일 오전 전교조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등교시간에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전교조지키기전국행동]

27일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며 휴가권의 하나인 조퇴를 이용해 투쟁을 벌이는 교사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조퇴투쟁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동료교사들과 학부모의 응원을 받으면서 조퇴를 하고 있다.

경기의 ㅇ초등학교 서지애 교사는 지난 26일 하교하는 제자들 손에 27일 조퇴투쟁을 참여하는 이유를 담은 편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그러자 한 학부모가 그날 밤 “선생님 편지 잘 읽었습니다. 답답한 현실입니다. 힘내시고 부디 선생님들의 신념과 참교육이 승리하길 빕니다”라는 글귀를 서 교사 전화기로 보냈다.

서 교사는 “격려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바로 답문을 했다. 학부모에게 이런 메시지를 받으니 정말로 좋다. 편지보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전교조 조합원이라는 사실로 알린 셈”이라고 웃었다. 서 교사도 27일 오전수업만 마치고 학교를 나섰다.

인천의 한 중학교 조수진 교사도 조퇴투쟁과 관련해 학부모에게서 응원의 글을 받았다. 이 학부모는 “더운 데 수건이랑 물이랑 부채 같은 거 잘 챙겨가시구요, 항상 응원한다”며 “사람답게 살 권리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머리와 입으로만 떠들지만 행동은 하지 않은 저 같은 사람도 있지만 울 선생님같이 행동하는 양심이 있어서 그나마 미래를 꿈꿔본다”고 했다.

조합원이 아닌 교사도 조 교사에게 힘을 실었다. 이 교사는 “전교조 법외노조는 저희의 일이기도 한 데 매번 이렇게 앞장서 주셔서 미안하고 또 감사하다”며 “지난 번에 탄원서를 놓쳤는데 이번에 뭐라도 해서 힘을 보탤게요. 힘내세요”라고 전했다.

‘민주교육과 전교조 지키기 전국행동’ 소속 단체들은 이날 오전 7시~8시 등교시간에 전국 학교 곳곳에서 교사들의 조퇴투쟁과 전교조를 지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민주교육과 전교조 지키기 전국행동은 “법외노조 통보는 교사와 공무원의 노동권을 침해한 반노동적인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이를 지키기 위한 조퇴투쟁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경기의 의정부교육연대는 지난 26일 성명서를 내어 “전교조 의정부지회 선생님들은 교육법상 보장된 조퇴를 신청하되 학생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게 수업교환을 통해 수업결손을 없애고 조퇴집회에 참석한다.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퇴투쟁 당일 날 학교 앞 1인 시위, 전교조 지지 인증샷

  경기 한 학교의 전교조 조합원이 적은 글귀 [출처: 교육희망]

또 철도와 보건 등 다른 부분의 노동자들은 전교조를 지지하는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찍은 인증샷을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전교조 조합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교조에 따르면 전국에서 2000여명 안팎의 교사들이 이날 조퇴권을 사용해 서울역 교사결의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전교조는 이번 대회에서 △법외노조 철회·교원노조법 개정 △한국사 국정화 중단 △친일-극우-표절 김명수 장관 내정 철회 △박근혜 퇴진을 요구할 예정이다.

교사들의 이날 조퇴는 무단 이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교사들은 대부분 조퇴 사유로 ‘청와대-정부종합청사 항의 방문’을 냈다. 하지만 학교측이 조퇴를 허락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지난 24일 시도교육청을 통해 내려 보낸 ‘(구)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정부 총력투쟁 관련 교원 복무관리 철저 협조 요청’ 공문에 따라 “근무시간 중 집회 참가 등을 위해 조퇴 또는 연가신청을 할 경우 이를 불허”한 것이다.

김현옥 교사는 “교사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인 조퇴휴가를 이용했는데 이를 왜 막나. 수업도 조정을 다해서 학습권 침해도 없다”고 비판했다.(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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