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사 조인식...을지로위·노동청장 증인 배석

우원식 의원, “노동청장과 증인 참석...이행 지켜본다”...원청 끝내 안 나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사가 ‘삼성’이라는 이름을 걸고 사상 처음 (기준) 단체협약서 조인식을 진행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사 조인식은 28일 저녁 9시 40분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5층 회의실에서 박종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우원식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은수미 의원이 배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사 단체협약 조인식. 왼쪽부터 우원식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을지로 위원회), 윤욱동 민주노총 금속노조 사무처장(염호석 열사 쟁대위 위원장), 박종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남용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노사대책본부장, 은수미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 의원

노조 측에선 윤욱동 민주노총 금속노조 사무처장(염호석열사 쟁대위위원장), 곽형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부지회장, 박대윤 양산분회 직무대행, 조건준 금속노조 경기지부 교육선전부장이 참석했다. 사용자 측에선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들로부터 임단협교섭 전권을 위임받은 남용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노사대책본부장과 황용연 경총 노사대책 팀장이 참석했다.

이날 조인식은 무노조 경영을 철학으로 삼는 삼성에서 단체협약서를 통해 하청 노조를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원청 삼성의 협약서 이행에 대한 상징적 책임성을 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애초 새정치연합 을지로위는 삼성 측에 노사 교섭을 중재 압박하면서 최종 협상 타결 방식에 대한 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으로 삼성이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교섭타결에 따른 삼성 측의 실질적인 비용부담 문제가 있어 이를 어떻게 보증할 것인가 문제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는 각 협력 업체 스스로 상승하는 임금 등 추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데다, 교섭권을 위임받은 경총도 삼성의 승인 없이 단독으로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데 기인한다.

표면적으로는 경총이 교섭권을 위임 받았어도 모든 결정권은 삼성 측에 있다는 것이 노조와 정치권의 대체적인 판단이었고, 협약서 이행에 대한 삼성의 약속이행을 어떻게 강제하느냐가 초기 쟁점 중 하나였다. 따라서 을지로위는 삼성이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지는 않더라도 최종 조인식 단계에서 삼성 관계자가 배석해 교섭을 보증하는 형태로 하자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 측은 끝내 이날 조인식에 배석하지 않았고, 대신 을지로위원회와 서울노동청이 협약서 이행의 증인으로 참석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노조 측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서비스 측에서는 배석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을지로위에서 보증하는 형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조인식에 배석한 박종길 서울노동청장과 우원식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의 발언에서도 감지됐다.

박종길 서울 노동청장은 “그간 수고해주신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교섭권을 위임받아 협의해주신 경총관계자 여러분, 노사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오늘 협약조인식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와 노동조합이 사상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한다는 점과 인내와 양보 속에 평화적으로 노사가 합의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길 청장은 이어 “이번 협약조인이 끝이 아니라. 협약체결을 성실히 이행할 과정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을지로위 위원장도 “서울 고용노동청장도 와 계시고 저희도 여기 오늘 증인으로 와 있기 때문에 이 뒤가 어떻게 되는지 저희도 뚫어지게 쳐다보고 이행이 잘 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은수미 의원도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여러분들에게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을지로위원회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조인식이 끝나고 남용우 경총 노사대책본부장은 기자들의 ‘협상 과정 쟁점’을 묻는 질문에 “이제 막 타결돼서 인터뷰가 적절하지 않다”며 “저희도 급하게 (조인식이) 진행됐기 때문에 (협력사) 사장 분들을 모아 설명해야 한다. 협력 업체 사장님들도 저에게 (교섭권) 위임을 하셨지만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고, 임금과 근로조건 관련해 많이 변했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서) 쟁점을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금속노조는 조인식 직전 보도자료에서 “첫 단체협약은 이렇게 시작되었지만 앞으로 금속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조직력을 확대해 삼성그룹에 더 많은 민주노조 깃발을 세울 디딤돌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삼성자본은 위장도급, 불법파견으로 노동자들을 생활 파탄의 파국으로 내모는 경영방식에 대해서 근본적 제고를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