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정부 의료영리화 추진 ‘법위반’ 해석

“숙박업, 여행업, 국제회의업 등 부대사업, 의료법상 위임규정 일탈”

국회 입법조사처가 보건복지부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가 의료법의 위임입법을 벗어났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동안 보건의료계와 노동, 시민단체 등은 정부가 위법적인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통해 의료영리화를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해온 바 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일,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 내용’이 의료법상 위임입법을 일탈하였는지 여부를 국회 입법조사처에 문의했다”며 “그 결과 개정 내용 중 일부 부대사업은 의료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벗어났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가 외부 법률 전문가 4명에게 자문을 받은 결과, 이들 중 3명이 ‘숙박업, 여행업, 국제회의업 등 부대사업이 의료법상 위임규정을 일탈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위와 같은 부대사업 확대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의료법 49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문위원들은 “여행업, 국제회의업, 외국인환자유치, 종합체육시설업, 수영장업, 체력단련장업은 의료기관 내에서 일반적인 환자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일상적 활동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사업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료법인으로 하여금 허용하는 방향으로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경우 의료법 제49조 위임 규정 일탈에 해당하고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김보라미 법무법인 나눔 변호사는 “의료법이 정한 부대사업의 핵심은 의료기관이 본래적으로 수행하는 의료업의 범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의 사업이어야 한다”며 “숙박업, 여행업, 국제회의업, 건물임대업 등은 본래적 의료업의 범위를 뛰어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1일,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60조 부대사업 범위를 확대해, 목욕장업, 숙박업, 여행업, 국제회의업, 종합체육시설업, 수영장 및 체력단련장접, 건물임대, 의류 등 생활용품 판매업 등의 사업을 추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에 반발해 지난달 24일 하루 경고파업 및 서울 상경 투쟁을 진행했으며, 7월 22일 총파업 및 총력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의료연대본부도 지난달 25일 경고파업에 돌입한 뒤 서울 상경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7일 중앙투본회의 및 확대 중앙상황실회의를 통해 오는 22일 2차 총파업 및 총력투쟁에 대한 세부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9일과 16일에는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앞에서 각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장관 면담을 통해 정부의 답변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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