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김광진 말실수 꼬투리 잡아 해경 국정조사 전면 보이콧

해경-청와대 간 핫라인 최초 녹취록 나왔는데...야당 거듭 사과, 국조 재개 간곡 호소

새누리당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국정조사 기관보고 3일째인 2일 오후 해경 기관보고를 전면 보이콧했다. 이날 오전 해경 기관보고 질의에서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이 해경 상황실과 청와대 간 녹취록 내용을 자신의 의견과 섞어 말하며 대통령 발언을 추정해 거론하자 국정조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상황까지 몰아간 것.

반면 야당은 김광진 의원의 즉시 사과와 더불어 이례적으로 김현미 특위 야당 간사까지 직접 나서 거듭 사과하면서 국조 특위 회의장 복귀를 호소했다. 이날 새벽에 해경과 청와대간 핫라인 녹취록이 처음 위원들에게 공개돼 어떻게든 국정조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일 김석균 해경청장 기관보고 증인선서

“김광진 사태하면 5분 후에라도 열 수 있다”...세월호 가족 볼모삼은 셈

여당 국조 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광진 의원의 특위 위원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자진사태까지 회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원진 새누리당 국조 특위 간사는 “오늘 오전 특위 생중계 중에 김광진 의원이 녹취록에 전혀 없는 내용을 날조해서 발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진 간사는 “그 내용을 보면 (세월호 현장) 방송 화면을 청와대에서 보고 싶다고 해경 상황실장과 청와대 위기관리실에서 통화한 내용인데 딱 한마디 나온다. ‘그것 좀... VIP도 그건데요 지금', 요 내용 한마디가 나온다”며 “김광진 의원은 이 한마디를 ’내가 요청하는 게 아니다. VIP가 그게 제일 좋아하고 제일 중요하니까. VIP는 계속 다른 화면만 요구합니다‘ 이렇게 말을 한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생방송에서 날조한 김광진 위원의 특위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그때까지 기관보고 회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촉구했다.

권성동 의원도 “김광진 위원이 날조해 질의한 이유는 이번 국조 특위를 야당에 유리하게 활용하겠다는 정치적 의도로, 박근혜 대통령을 폄하하고 비하하기 위해 허위발언을 일삼았다”며 “여당도 앞장서서 정부의 잘못된 대응을 질타하는데도 나이 어린 김광진 의원이 이 같은 태도를 취했다는 것은 국회모독이고 유가족 모독이요 국민 희롱”이라고 덧붙였다.

조원진 간사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광진 의원이 지금 바로 사퇴하면 바로 5분후라도 열겠다”고 했다. 모니터링단 까지 꾸려 애타게 국정조사를 지켜보던 가족들을 볼모삼은 셈이다. 여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한 세월호 가족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유가족들은 절대 이해 못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김광진 의원 사퇴를 촉구하며 국정조사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는 여당 위원들

야당은 일단 새누리당이 오전 회의에서 김 의원이 발언 정정과 즉시 사과를 했는데도 김광진 위원 사태를 요구한 것은, 의도치 않게 나온 해경상황실과 청와대 녹취록에 당황해 강력한 꼬투리를 잡았다고 봤다. 하지만 야당은 여당에 대한 강경 대응보다는 국정조사 재개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재차 간곡한 사과와 호소를 했다.

김현미 야당 간사는 여당 위원들 회견 30여분 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와 “오전에 김광진 의원이 녹취록에 나와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본인의 생각을 실수로 잘못 섞어 이야기 했다”며 “새누리당 의원이 문제제기를 하자 바로 내용을 정정하고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김현미 의원은 이어 “그럼에도 김광진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새누리당의 처사는 굉장히 과도하다”며 “김광진 의원이 그 자리에서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지 않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조원진 간사 요구에 사과를 하고 나자 또 다른 요구를 하고 있다. 그것도 조사위원 사퇴는 정말 과도한 요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재차 “새누리당 위원들에게 호소드린다. 저도 사과드리겠다. 다시는 이처럼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저희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을 시인도 했고 사과도 한 만큼 국정조사장으로 돌아오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야당은 여당이 이례적으로 국정조사 위원 자진사퇴까지 들고 나온데 대해 청와대와 해경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 공개에 당황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김현미 의원은 ”새누리당이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오늘 새벽에 이와 같은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4월 16일 대한민국 컨트롤타워 청와대의 대응이 너무 낱낱이 드러날 줄은 몰랐을 것”이라며 “이 문제가 중심이 돼서 국정조사가 이뤄지는 것을 막아야 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어떤 경우에도 대통령에 대해 말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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