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상황실-국정원·총리실 통화 녹취록서 암초 좌초 언급

김광진, “배 밑 바닦, 스크류 변형 문제 등 정확한 조사 필요”

세월호 침몰 당시 해경 본청 상황실과 국정원, 총리실의 통화 녹취록에서 암초에 의한 좌초 가능성이 언급돼 정확한 조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광진 새정치연합 세월호 국조 특위 위원은 2일 오후 야당 국조특위 의원들의 해경 녹취록 관련 분석결과 브리핑에서 이 같은 정황이 담긴 녹취록 내용을 공개했다. 김광진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 내용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4월 16일 오전 10시 7분께 해경 본청 상황실에 전화를 건 국정원은 “암초라는데 맞나요?”라고 물었다. 또 총리실이 11시 16분께 상황실에 전화해 “사고원인이 뭐라고 나왔어요?”라고 묻자 해경 본청 상황실은 “암초 위로 올라탔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그 이야기는 하면 안 될 것 같고요”라고 대답한다.


김광진 의원은 “사고원인에 대한 의혹이 많은 가운데 국정원과 총리실(보고에서)도 암초에 의한 좌초를 의심하고 있다”며 “세월호 배 밑바닥에 있는 하얗게 긁힌 자국과 스크류 변형문제, 생존자의 7시 50분경 사고 징후 증언 등을 모두 감안할 때 왜 이런 얘기가 나왔는지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문을 풀기 위해선 지난 30일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요구한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플랜트 연구소가 만든 ‘세월호 침몰 과정 재연 시뮬레이션’ 결과자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연구소는 지금까지도 국조특위에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가족대책위가 심재철 특위 위원장에게 여러 차례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해경본청 상황실과 청와대 등의 통화 녹취록은 해경 국조특위가 예정된 이날 새벽에서야 야당 의원들에게 전달돼 당시 정부의 총체적 무능과 여러 의혹을 밝힐 중요 단서가 되고 있다.

김현미 국조특위 야당 간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해경 상황실 주요라인의 사고당일 녹취록’이 세월호 참사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라며 “녹취록 전문을 분석한 결과 사고 당일 청와대, 국정원, 각 지방해경청, 소방방재청 등의 수많은 오류와 혼동 등이 자세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구조자수가 380명을 오락가락 하는 등 대형 오보의 전모와 이에 대해 긴장하는 청와대 직원들의 대통령 눈치 보기 태도, 언딘 등장, 사고 수색 도중 해경의 안전관리 책임 회피 정황 등이 드러났다. 또 이주영 해수부장관이 구조현장에 구조를 벌이고 있는 헬리콥터를 불러내면서 이를 감추려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현미 의원은 “녹취록을 보면 컨트롤타워는 없는 것과 같았다”며 “탑승객 구조보다는 청와대 보고에 급급했고, 정확한 상황 파악도 안 되고 언론보도에 의존해 우왕좌왕했던 모습이 담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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