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출마-야권연대 협상, 노동당을 진보혁신 파트너로 안 봐”

노동당, 정의당과 하던 진보정치혁신회의 참여 재검토 거론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 공천 파동으로 관심을 받았던 서울 동작을 선거가 진보정치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종철 노동당 후보가 10여 년 간 지역을 일구며 출마한 동작을에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가 출마하면서, 노동당이 정의당과 함께 해 온 진보정치 재구성 논의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비쳤기 때문이다. 김종철 후보와 노회찬 후보는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진보정치를 함께 했던 동지였다.

노동당은 8일 오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진보정치혁신회의(준)를 통해 상호공존과 호혜의 원칙으로 진보정치 재구성을 함께 논의해왔던 정의당의 이번 보궐선거 대응은, 논의의 당사자인 노동당의 신뢰를 깨뜨렸다”며 “노동당은 진보정치혁신회의(준) 참여에 대해 면밀히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당은 진보정치 사활이라는 소명을 안고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인내하며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며 “노동당의 노력은 계속되지만 진보정치혁신회의(준)를 매개로 한 논의는 원점에서부터 재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13일 정의당과 노동당은 진보정치혁신회의와 함께 진보혁신을 위한 공동대응을 선언한 바 있다. 왼쪽부터 양경규 노동정치연대 대표, 이용길 노동당 대표, 천호선 정의당 대표, 손호철 진보교연 상임대표.[참세상 자료사진]

노동당과 정의당은 진보신당 시절 노회찬, 심상정 전 대표가 통합진보당으로 탈당한 후 정의당으로 분당 과정을 거쳤던 과거사가 있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이후 진보정치 재구성을 위한 논의를 위해 진보교연, 노동정치연대 등과 함께 진보정치혁신회의를 함께 해 왔다.

특히 양당은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울산이나 경기 고양 등 지역 차원에서 상당한 갈등을 벌이면서도 중앙 차원에서 진보혁신을 위한 공동대응을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5월 13일 진보정치혁신회의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4 지방선거에서 작은 신뢰부터 차근차근 쌓아 이후 진보정치 혁신과 공동대응의 단초를 마련하겠다”며 “우리의 공동대응은 선거 결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공학적 연대가 아니다. 진보의 혁신과 재건이라는 역사적이며 거시적 목표와 신뢰를 연대의 기본 원칙으로 세우기 위해 함께 손을 잡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노동당으로선 김종철 후보가 텃밭을 일군 지역에 중진인 노회찬 전 대표의 출마가 예상되는데도 혁신회의가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한데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셈이다. 또 정의당이 진보정치 혁신 파트너로 적절한 상대인가에 대한 물음도 함께 던지고 있다.

윤현식 대변인, “혁신논의의 틀을 깨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

윤현식 노동당 대변인은 참세상과 통화에서 “6.4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이 신뢰를 깨는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노동당은 혁신논의의 틀을 깨지 않고 가기위해 노력했고, 정책연대도 우리가 먼저 제안했다”며 “그런 정도로 노력했는데도 7.30에서 혁신회의가 후보 간 조정이나 여러 문제를 공동해결하자는 논의 등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현식 대변인에 따르면 노동당은 6.4 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 후보단일화 논의에 새정치연합과는 같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정의당이 새정치연합까지 함께 하는 바람에 실질적으로 노동당이 배제된 꼴이 됐다. 경기 고양에서도 정의당과 신뢰를 상실할 만한 여러 상황이 있었다.

윤 대변인은 “노회찬 후보가 새정치연합과는 경쟁관계라 하면서 김종철 후보와는 협력관계라고 한 말은 김종철 후보에게 사퇴하라는 의미로 밖에 안 보인다”며 “처음부터 노동당과는 단일화 등 뭔가를 해보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는 없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또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보궐선거 후보 결정을 발표한 다음날 새정치연합에 야권연대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며 “정의당이 진보정치 파트너로 노동당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결국 노동당 입장에서는 진보혁신회의 틀을 제고하고 다시 설계해 노동당과 파트너쉽을 나눌 수 있는 단위들과 혁신을 논의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정의당이 향후 신뢰한 만한 조치를 보여준다면 (혁신회의와) 같이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당은 7월 5일 전국위원회에서 7.30 재보궐 선거의 목표를 “평등·생태·평화 공화국의 이념을 현실정치에서 실현해 노동자와 민중의 안전, 안정, 안녕을 보장하는 능력 있는 정당으로서 위상을 확보하고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제시 하겠다”고 결정했다.

노동당은 이번 7.30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 을에 김종철 후보, 경기 수원 영통 정에 정진우 후보를 내고, 경기 평택 을에 출마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을 총력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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