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기관보고, 세월호 전쟁 대비 국가보호선박이었다

세월호 침몰 중 NSC 회의, 연락 못 받아 대책 논의 못해

국정원이 방송 속보를 보고 나서야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접한 것으로 10일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국정원 기관보고에서 드러났다. 또 세월호 사고가 발생할 당시 청와대에선 국정원 1차장. 외교, 통일, 국방부 차관, NSC 처장 등 5명이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실무조정회의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참석자 누구도 사고 소식을 보고 받지 못해 대책논의를 하지 않았다.

특히 세월호가 전쟁에 대비한 국가보호선박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국정원에 보고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정원은 다른 기관과 함께 국가보호선박 지정을 위해 2013년 3월 18일부터 세월호 보안 측정에 참여해 7가지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기관보고에 나온 한기범 국정원 1차장, 김수민 2차장, 이헌수 기조실장

김현미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는 비공개로 진행된 국정원 기관보고 브리핑을 통해 “국가보호선박인 세월호에 대해 국정원이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았음을 지적하자 국정원은 ‘국정원 관리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며 “세월호가 국가보호선박으로 지정된 이유에 대해서도 ‘해수부가 안다. 우리는 모른다’고 발뺌했다” 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 세월호 운항관리규정 중 해상사고관리보고 계통도에 국정원에 보고하도록 돼 있는 것을 두고도 “보고계통도 작성과 승인에 관여하거나 통보받지 않았다”며 “국정원을 보고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선박회사가 납치나 테러사건 대비해 포함시켰을 것 같다”고 답했다.

청해진 해운 국정원 인천지부에 사고 사실 문자로 보고

하지만 김현미 간사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 해운이 국정원 인천지부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면 세월호는 그 규정에 따라 보고를 했음이 규명됐다”며 “그런데도 국정원은 세월호 문제가 자신들의 주관 업무사항이 아니라 보조기관에 불과하다고 발뺌했다”고 전했다.

청해진해운 관리부장은 사고 당일 오전 9시 33분에 국정원 인천지부 항만보안 담당자에게 “세월호 남해안 진도 부근에서 선체가 심하게 기울어 운항을 못하고 있다. 내용 파악 중에 있다”고 보냈다. 또 38분엔 “세월호 부근에 해경 경비정과 헬기 도착”이라고 보고했다.

김현미 간사는 “국정원 인천지부는 10시 20분에 국정원 본원에 이 문자를 전달해 50분이나 늑장보고를 했다”며 “국정원은 일관되게 4월 16일 오전 9시 19분에 YTN 속보를 보기 전에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국정원장도 9시 30분에야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 간사는 이어 “당일 아침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NSC 실무조정회의가 열리고 있었고, 국정원에서 9시 20분에 간부들에게 문자로 사고를 전달했지만 회의에 참석한 국정원 1차장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간사는 “외교, 국방, 안보뿐 아니라 청와대, 국정원의 주요 책임자들이 함께 회의를 하고 있었지만 문자가 공유되지 않아 NSC 회의에서 세월호 논의나 대책 마련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광진 새정치연합 위원은 오후 청와대 기관보고에서 “NSC 회의 중에 상황을 알지 못한 게 안타깝다. 다양한 정보를 접할 상황이 됐고, 제3함대사령부가 9시 3분에 사고를 접수해 군으로부터 충분히 인지 될 수 있었는데도 다양한 루트가 하나도 가동 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 했다.

조원진 여당 국조특위 간사도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이 많은 정보라인이 있으면서도 그렇게 늦게 방송사를 통해 사고를 인지한 것에 대해 의원들의 많은 질책이 있었다”고 전했다.

조원진 간사는 “세월호처럼 국가보호선박으로 지정된 선박은 몇 척 있다. 그 부분에 대해 다시 자료를 제출해 주기로 했다“며 ”국가보호선박 지정 이유는 전쟁이 터지면 승객이나 화물 이런 부분에 대한 운송이나 운항을 대비해 여러 척을 지정한다“고도 밝혔다.

또 “사고 초기 국정원은 좌초설 등에 의심을 가지고 분석했고, 테러에 대한 의문도 가지고 있었지만, 9시 21분에 해경 상황실에 문의한 뒤 테러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날 국정원 기관보고에는 한기범 국정원 1차장, 김수민 2차장, 이헌수 기조실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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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타산호랑이

    전쟁선박이 문자로 통신하나? 거짓말도 유분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