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일수록 ‘간접고용’ 사용률 높아

노동조합 조직률, '간접고용‘ 비율에는 영향 못 미쳐...“성찰 필요” 지적도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일수록 기간제, 간접고용의 사용률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동조합이 간접고용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지난 16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민간기업 불법간접고용 현황과 좋은 일자리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홍석범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연구원은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정도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범 연구원이 ‘2014 고용형태 공시 결과’ 중 금속노조가 조직된 사업장만을 분석한 결과,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의 기간제, 간접고용 비율은 산업전체와 제조업 부문의 비율보다 모두 높았다.

현재 고용형태 공시를 한 전체 사업체는 2,942곳이며, 제조업 사업체는 919곳이다. 이 중 금속노조가 조직된 사업장은 총 84곳으로, 전체 제조업 사업체의 9.1%에 불과하다.

분석에 따르면, 제조업 전체 사업장 중 1명 이상의 기간제 노동자를 사용하는 업체의 비율은 78%다. 하지만 금속노조 사업장 중 기간제 노동자를 사용하는 업체는 이 보다 10.1%가 높은 88.1%를 기록했다. 간접고용 사용률 역시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이 95.2%로 나타나, 제조업 전체보다 11.2%가 높았다. 홍 연구위원은 “전체 제조업에 비해 금속노조 사업장의 기간제, 간접고용 사용률이 더 높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사업장의 비정규직 사용 규모도 타 제조업 사업장에 비해 컸다.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기간제 노동자는, 제조업 전체 기간제 노동자(56,108명)의 22.7%(12,730명)에 달했다. 금속노조 사업장의 간접고용 노동자 규모 역시, 전체 간접고용 노동자(400,775명) 대비 28.7%(115,155명)였다.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이 제조업 전체 사업장 중 9.1%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 제조업 사업장에 비해 비정규직 사용 규모가 큰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규모가 있는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을 많이 만들었고, 규모가 큰 대기업일수록 사내하청을 더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이 같은 통계가 나온 것”이라며 “대기업은 이미 원청, 하청 등 왜곡된 고용구조를 만들어 장악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이 만들어 놓은 고용구조의 틀을 넘어 관련 있는 전체 노동자들의 조직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상시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을 살펴보면, 금속노조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대비 기간제 비율은 4.1%, 간접고용 비율은 30.7%로 각각 나타났다. 제조업 전체 비율 대비 기간제는 1.5%가 낮고, 간접고용은 1.3% 높은 수치다. 여기서 사내하청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4개 조선소를 제외하면, 금속노조 사업장의 간접고용 비율은 22.4%로 전체 제조업 비율보다 7% 낮은 수치다.

이와 함께 사업장별 노조 조직률이 상시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노조 조직률이 높을수록 상시근로자 대비 기간제 노동자 비율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간접고용 비율에는 노조 조직률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홍석범 연구원은 “노동조합 조직률은 사업장 내 기간제 비율을 낮추는 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하지만 간접고용에 대해서는 노조조직률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조직률이 높은 힘 있는 노조도 자기 사업장의 간접고용 문제 해결에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라며 “노조운동 내부에서 각각의 비정규직 유형들에 대해 서로 다른 태도를 취하지 않았는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정규직 문제는 노조 상층과 활동가만이 외치는 구호일 뿐, 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서는 이와 같다고 볼 수 없다. 조합원들을 설득하지 않고는 간접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 역시 이 날 토론회에서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회사에 대한 비판을 노동조합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고, 임단협의 핵심 목표로 삼아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총연맹과 산별노조는 지역, 산업, 전국 단위에서 확산되고 있는 비정규직 양산 흐름에 강력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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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합원

    ㅅㅈㅋ비정규,,,,민주한다,,,,,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