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규탄...“한국정부, 평화 위해 나서라”

경찰, 신고된 행진 제지...“경찰차벽, 이스라엘 위한 한국 정부의 장벽”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야만적 공습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참여자들은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가자 학살 중단을 위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16일 오후 서울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반전평화연대(준) 등 40여 개 단체의 약 100명이 모여 기자회견과 집회를 연달아 열고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야만적 공습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중단을 위해 국내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들도 이날 시위에 함께 했다.


참가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미 20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며 “부상자도 15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류 언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대등한 교전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도하지만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공격하면서 최첨단 무인기, 아파치 헬리콥터와 군함”이며 “1대에 5천만 달러, 1발에 2만 달러가 드는 아이언돔까지 동원했다”며 일방적 학살이라고 규탄했다.

단체들은 또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휴전을 거부했다며 이 모든 책임을 하마스에게 돌리지만 중재를 자임한 이집트 정부는 가자 봉쇄에 앞장 서 온 장본인”으로 “라파 국경 봉쇄와 함께 식료품 등을 들여오던 지하터널 수백 개를 파괴할 것을 지시”했다고 규탄했다.

참여자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해제, 라파 국경 개방, 이스라엘에 구금된 팔레스타인인 석방은 평범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최소한의 요구”라며 특히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 해체, 점령 중단과 팔레스타인에서의 철수를 통한 비극의 악순환을 끝내라고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이쌈 씨는 “동예루살렘은 평화의 도시인데 이스라엘인의 엄청난 폭력과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고 이 때문에 사람들은 사원에 기도하러 갈 수도 없다”고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전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 서안과 가자 모두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한 한편,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 함께 한 현장 사람들에게 여러 번 감사 인사를 했다.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는 “신을 섬기는 사람으로서 이스라엘이 같은 신의 이름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는 것에 분노한다”며 즉각적인 공습 중단을 촉구했다.

새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는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창조기술을 배우자고 하지만 생명을 파괴하는 창조라는 것이 과연 어디에 있는가”라며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팔레스타인을 학살하고 점령을 지원하는 것이 바로 이스라엘의 창조기술”이라고 고발했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습을 중단할 수 있도록 이러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끊는 일이 우리 정부가 할 일”이라고 촉구했다.

“가자 장벽처럼 시위대 고립시키는 한국정부, 누구의 정부인가”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은 인근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과 점령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에서는 다양한 발언자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에 함께 하고 이스라엘의 공습에 항의했다. 무대에는 팔레스타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검은 색 관 모양의 설치물이 놓여 참여자들은 미리 준비된 국화꽃을 올리고 고개를 숙였다.

만화작가 원혜진 씨는 “어제도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죽었다”면서 “일방적인 학살에 죄 없는 어린이가 무슨 죄로 죽어야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진실을 모르고 있다”며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가 먼저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이 미친 학살을 멈추자”라고 제안했다.

윤현식 노동당 정책위원장은 “한꺼번에 300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는데도 무책임했던 한국 정부는 이제 매일 같이 아이들을 학살하는 이스라엘 규탄 집회를 가자지구의 장벽처럼 저렇게 경찰 차벽으로 막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라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약 1시간 반 가량 집회를 진행했지만 사복 차림의 경찰 2인은 관 설치물을 문제로 계속해서 주최 측을 방해했다. 주최측은 애초 집회 후 행진과 공습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참여자들이 행진을 시작하려 하자 채증카메라 15여 대를 대동한 약 100명의 경찰력으로 시위대를 고립시키고 가로막았다. 주최 측은 집회신고된 행진을 가로막은 데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한국 평화운동 단체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습과 점령 중단을 위한 계속된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단체들은 현재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항의전화와 함께 온라인에선 공습 중단을 촉구하는 인증시위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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