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평리로 이어지는 발걸음...밀양,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 만나다

삼평리 주민, "밀양에서 오신 분들은 우리의 동지, 끝까지 함께 싸우자"

“여기 한전 놈들이랑 경찰 놈들 때문에 할매들 고생하는 거는 말로 다 못한다. 우리만 죽을 줄 알았는데 많은 곳에서 와서 고맙다. 밀양에서 오신 분들은 우리 동지다. 너무 반갑다. 있는 힘을 다해서 싸우자”(이차연, 삼평리 주민)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청도와 밀양의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만나 서로 위로와 격려를 주고받았다.


26일 오후 7시,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송전탑 공사현장 앞에서 ‘철탑탈출 반격의 서막 투쟁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는 밀양 주민들을 비롯해 대구, 서울, 청주, 부산 시민들 총 250여 명이 참석했다.

문화제는 자발적으로 삼평리를 찾은 ‘시수까스게리야라이녠’, ‘곱창카레’, ‘좋은친구들’의 노래 공연으로 흥을 돋웠으며, 별에별꼴은 노래와 안무를 선보였다. 오후 9시경 삼평리 할머니들이 노래 공연을 시작하자 참가자들은 모두 일어서서 춤을 췄고, 곧바로 풍물패와 함께 대동제를 진행했다.

변홍철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삼평리는 너무 평화로운 마을이었는데, 공사가 시작되고 헬기 소음이 가득하며 경찰은 전쟁 치르러 온 군인처럼 들이닥친다”며 “주민들은 6년간 공사를 막기 위해 힘써왔는데 한전에 대체집행을 신청해놓고 1차 심리도 전에 공사를 진행해 뒤통수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변홍철 집행위원장은 “공사 당일, 한전 남성 직원이 여성활동가를 체포해서 경찰에 넘겨주기도 하면서 경찰과 한전은 척척 손발 맞췄다”며 “이 펜스 너머에는 하청노동자가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로 헬기와 작업하는 걸 한전 정규직이 지켜보는 세계고 이곳은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끌어안는 곳이다. 반격을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밀양 고답마을 주민 김영자 씨는 “밀양에서 오랫동안 투쟁해 와서, 한전과 경찰, 송전탑 참 많이 봤다”며 “새벽에 삼평리가 침탈됐다는 소식 듣고 아찔했다. 현장에서 보니 경찰이 나서서 송전탑 세우는 걸 도와주고 있다. 어느 나라 경찰이 그러나. 그런 곳은 밀양과 청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밀양 용회마을 주민 송루시아 씨는 “삼평리도, 밀양도 끔찍한 이 사태를 잊고 싶은데 잊히지가 않는다”며 “처음에 한 할머니께서 동지라 그러셨는데 그 말 자체가 스스로 국가폭력을 겪어보지 않으면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 다 같은 마음으로 밀양과 청도에 오신 분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26일 오전에는 주민과 연대자 20여 명이 공사장 안에 있는 주민과 대책위 소유 물품 30여 점의 반환을 요구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연대자 두 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산경찰서로 이송됐고, 27일 석방됐다.




덧붙이는 말

박중엽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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