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게시판 대통령 퇴진선언 교사에 전교조 사전모의 심문

“교사의 세월호 참사 자발적 분노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경찰이 지난 5월 13일과 28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책임을 묻고 퇴진을 선언한 교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면서 전교조 지침에 따랐는지를 주로 심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13일 1차 교사 선언을 직접 자유게시판에 게재한 이민숙 교사는 30일 오전 종로서에 국가공무원법 위반 건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했다. 이민숙 교사에 따르면 경찰은 2차에 걸친 교사 선언과 6월 12일 대국민 호소문, 6월 27일 전교조 조퇴 투쟁까지 모두 전교조 지침에 따른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가는 식의 심문을 주로 했다. 이민숙 교사는 이날 모든 진술을 거부했다.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퇴진 요구 1인시위를 진행하는 이민숙 교사 [참세상 자료사진]

이민숙 교사는 “경찰이 5월 13일 퇴진 호소문을 ‘본인이 직접 작성했느냐’든지, ‘사전에 전교조 위원장이나 전임자 등과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며 “심지어 4월 29일 권 모 선생님의 추모시 동영상부터 전교조 차원의 퇴진 선언까지 모두 전교조가 치밀한 계획 하에 조직적으로 한 행위라고 반복해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교사는 이어 “청와대 교사선언은 세월호 침몰 사건에 분노한 현장 교사들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진행한 자발적 분노의 표현이었다”며 “전교조의 조직적 지침으로 청와대 교사 선언을 몰고 가는 것은 시민의 자발적 분노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퇴진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은 인터넷을 통해 퇴진 선언에 참여할 교사들을 개별적으로 모았기 때문에 서로 얼굴도 몰랐고, 퇴진을 주장한 이유도 서로 조금씩 달랐다. 다만 이대로 있다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채 허무감이 제자들을 덮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일 컸다.

한편 이민숙 교사에 따르면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퇴진 선언을 한 교사 123명 중 현재 6명이 출석 요구서를 받았고, 모두 30일까지 조사를 받기로 했다. 특히 한 교사는 충남 지역에 여름방학 연수를 간 상황이라 연수가 끝나고 자진 출석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경찰은 30일을 넘기면 체포영장을 발부한다고 했다. 결국 이 교사는 30일 저녁 6시에 연수 장소 인근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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