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평리 주민 4명 부상, 구급차 진입 막혀 아찔한 상황

청도송전탑, 삼평리 4일부터 공사 재개

청도군 삼평리 송전탑 공사 강행 16일째. 한국전력이 공사 자재 반입 중단을 요구하는 주민을 강제로 끌어내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또, 공사차량이 도로를 막은 탓에 구급차 진입이 20분 동안 막혀 실신한 주민 후송이 늦어진 아찔한 상황도 발생했다.

[출처: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태풍의 영향으로 헬기를 이용한 공사 진행이 멈췄던 삼평리는 4일 오전부터 공사가 재개됐다. 5일 오전 9시경 한전은 트럭을 이용해 공사장 정문으로 자재 반입을 시도했고, 삼평리 주민과 연대단체는 이를 막서자 한전 직원들은 70이 넘은 주민을 강제로 끌어냈다. 한전 직원들은 의자에 앉아있던 주민을 그대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이차연(75)씨와 김선자(75)씨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후 실신했다.

하지만 공사자재반입 차량이 도로를 막고 서 있던 탓에 구급차 진입이 늦어졌고, 실신한지 40여 분 후에야 청도군 대남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씨와 김 씨는 응급치료를 받은 후 병원에 입원했다. 이억조(75), 조봉연(75) 씨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출처: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이보나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상황실장은 “할머니 목숨까지도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구급차도 진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공사를 막무가내로 진입해도 되느냐”며 “한전은 일방적인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을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충돌 현장에 투입된 경찰은 일방적인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부상을 입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제적인 진압 중단을 요구하는 주민과 연대단체를 향해 이현희 청도경찰서장은 “선동하는 것도 공사 업무 방해이므로 체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아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한편, 지난달 21일 한전이 기습적으로 공사를 강행한 이후 삼평리 주민들은 16일째 노숙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헬기를 이용한 자재 운반이 잠시 멈췄던 삼평리 송전탑 공사 현장은 4일 오전부터 공사가 재개됐다.

한전 대구경북개발지사장과 청도경찰서장도 4일부터 공사현장에 직접 나와 직접 현장 지휘를 시작했다. 청도대책위에 따르면 한전 대경개발지사장은 한전 직원들로 구성한 체포조와 채증조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도경찰서장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주민들에게 “헬기 사용으로 한전이 이미 2억 원이 넘는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철저히 한전의 처지를 대변해 논란이 예상된다.

[출처: 뉴스민]

이에 청도대책위는 5일 논평을 내고 “한전과 경찰의 초법적이고 폭력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삼평리 할머니와 주민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정당성과 명분이 없는 불법적인 송전탑 공사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의지에 흔들림이 없다”며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지중화 등 합리적이고 평화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에 장에 한전이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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