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청도 송전탑 다큐 방해... 직무규칙 위배 논란

”경찰이 렌즈 손으로 가리거나 발 밟고 들어내기도”

삼평리 송전탑 공사현장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이번에는 경찰이 직무규칙을 어겨가며 다큐멘터리 감독의 촬영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현준 다큐멘터리 감독은 한전이 지난달 21일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자 이날부터 지속해서 현장을 촬영했다. 권현준 감독은 촬영 당시 경찰의 지속적인 방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권현준 감독은 “연로한 주민들이 경찰과 한전 직원들 사이에 고립된 상황을 촬영하려고 하는데 촬영하는 나를 들어내고 제지한다”며 “평상시에도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는 것은 다반사고 은근슬쩍 밀치거나 발을 밟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권현준 감독의 촬영을 제지하고 있다. [출처: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이에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는 13일 경북지방경찰청과 청도경찰서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관계자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송전탑 공사로 인해 마을공동체가 파괴되고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는 주민 소식에 너무 가슴이 아파 현장을 기록하는 작업을 해 왔다”며 “사회적 갈등이 있는 곳에는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다. 많은 곳에서 촬영했으나 지금처럼 경찰이 제지했던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8월 9일 경찰은 현장에서 한 활동가의 개인 휴대폰을 뺏기도 했고, 손으로 카메라를 막거나 현장 밖으로 들어내기도 했다”며 “경찰청 훈령에 따라서도 경찰은 집회시위 참가자들의 증거수집 활동을 보장해줄 의무가 있다. 훈령을 스스로 어기는 행정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경찰청 훈령 제461호) 제88조는 “경찰관서의 장은 집회시위 관련자의 인권침해의 예방과 사후 구제를 위하여 증거수집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집회시위 참가자에 의한 증거수집 활동도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경찰이 과도하게 물리력을 행사한다며 이현희 경찰서장이 한 활동가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도경찰서는 공무집행에 방해될 때만 촬영을 제지했다고 반박했다.

전종업 청도경찰서 정보과 계장은 “촬영을 고의로 방해한 적은 없다. 촬영도 공무집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방해 목적으로 경찰 동선에 있어 공무수행을 할 수 없으면 제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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