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 없는 김관용”...송전탑 반대 주민 도청 앞 연좌시위

대학생, 농민회 200여 명 지지방문...주민들 공사 중단 시까지 무기한 연좌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경북도청에서 연좌시위에 돌입했다.

21일 오전 10시,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송전탑 반대 주민과 345kV송전탑반대대책위(대책위) 관계자 10여 명은 경북도청 본관 앞에서 “송전탑 공사 중단과 도지사의 적극 중재”를 호소하며 공사 중단 시까지 무기한 연좌를 시작했다.

주민과 대책위는 “김관용 도지사가 적극적 중재를 약속하고도 뒤로는 한전, 경찰과 협의해 체포했다”며 김관용 도지사의 체포 지시로 충격받은 할머니들에 대해 도지사의 사과도 요구하고 있다.


김관용 도지사의 체포지시 정황은 19일 <뉴스민>이 취재 중 대구북부경찰서에서 확인한 문서에서 드러난 바 있다.

대책위는 “할머니들은 연행 직후 탈진하고 실신해서 병원에 입원했다. 할머니들까지 경북도청이 경찰력을 동원해 강제로 끌어내고 연행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비열하고 무책임한 행태”라며 “도민의 갈등과 고통을 중재와 행정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북도의 무능력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대책위는 “경북도는 권한 밖의 문제라고 하지만 권한 범위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 인식과 의지의 문제다. 송전선로, 철탑 수 전국 2위에 지중화율은 꼴찌라는 불명예와 지역민들이 희생당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지금이라도 도지사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헌주 대책위 공동대표는 “19일 할머니들은 너무 처참했다. 청사에서 무지막지한 경찰에 사지 들려 끌려갔다. 할머니들은 한전과 경찰에게 짓밟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도지사를 찾았으나 한전과 경찰과 짜고 오히려 뒤로는 할머니들을 끌어냈다”며 “할머니들은 도지사가 경찰병력을 동원해서 들어낸 이유를 묻고 있다. 공사 중단 시 까지 무기한 농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봉연(80, 삼평리 주민) 할머니는 “돈도 없고 배운 것도 없다. 시골 할매들을 밟고 철탑을 자꾸 세우려 한다. 우리가 올바르니 전국에서 다 도와줘서 고맙다”며 “철탑이 동네를 가로지른다. 힘 있고 돈 있는 곳은 다 비키고 우리 마을로 왔다. 우리도 국민이고 세금도 다 내는데 우리는 왜 무시하나. 경찰도 한전도 다 우리를 짓밟는다”고 호소했다.

연좌시위가 시작되고 동시에 ‘2014반신자유주의선봉대’ 대학생 140여 명과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30여 명의 지지방문도 있었다.



선봉대에 참가한 대학생 성빛나 씨는 “할머니들 너무 외로운 싸움을 해왔다. 자식들 위해서 한평생 논밭 일군 할머니들을 한전은 쉽게 생각했을 것이다.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아도 편법적으로 공사를 강행했을 거라 생각하니 너무 화가난다”며 “주민 설명회도 들어본 적 없고 공사 설명조차 없었다. 너무나 야만적이고 비열하다. 소수 핵마피아를 위해 존재하는 에너지정책이 삼평리 할머니들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의 삶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효빈 선봉대장은 “정부는 에너지정책으로 핵발전소를 증축하고 농촌에서 도시까지 송전선로를 지어 송전하는 정책을 고수한다”며 “힘없는 농촌에만 비용을 전가하고 재벌과 기업의 이익만 챙기고 있다. 이런 상황을 호소하고 한전과 정부와 맞서 싸우는 할머니분들에게 힘을 드리고자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곽재범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정책위원장은 "송전탑은 주로 농촌으로만 만들어진다. 농민들만 피해를 보는 게 안타깝다. 도지사에게 중재를 해달라는데도 도민들을 내쫓고 연행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말

박중엽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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