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청와대 농성장 찾은 야당 “사죄드린다”

가족들 새정치연합 강하게 질타...“야당다운 야성 보여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등 원내대표단, 의원 등 일부가 26일 오전 11시 50분경 청와대 인근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5일째 노숙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찾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5일째 노숙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찾았다. 박 원내대표는 10분가량 가족과 인사한 뒤 서울시동부병원에서 44일째 단식농성 중인 참사 희생자 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를 만나러 갔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참사 가족들 앞에서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안산에서 함께 걷고 시청 광장으로 가는 등 가족들의 뜻을 받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하지만 두 번의 여야 합의로 유가족의 뜻을 받들지 못한 점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세월호 특별법이 최우선 민생법안”이라며 “어제부터 가족의 뜻을 받들고 가족들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새누리당, 가족 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결의를 모으기 위해 세정치연합은 어제부터 국회에서 연이어 비상 의원총회를 계속 하고 있다”며 “끊임없이 투쟁하고 특별법 제정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그동안 가족 뜻을 살피지 못하고 소통에 부족함 있었다. 앞으로 130명 의원 전원이 나서 함께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하며 “새누리당과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도 이제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그는 “경찰청에 (농성에 대한) 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가족은 앞서 새정치연합 측에 경찰이 청와대 앞 노숙농성에 대해 과잉 대응한다고 제기했다. 참사 희생자 최성호 군의 아버지 최경덕 씨는 “경찰이 농성장 앞 차벽을 치웠으면 좋겠다. 경찰이 보행자들을 검문하고 가족을 만나러 오는 시민, 학생들을 왜 방패로 막고 유족을 채증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식 같은 아이들이 이런 일 당할 때마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날 가족들은 새정치연합 측에 쓴 소리를 하며 “야당다운 야성을 보여달라”,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 등 냉랭한 반응을 보이면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믿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참사 희생자 이남석 군의 아버지 이창현 씨는 “늦은 감이 있지만 새정치연합이 올바른 길로 돌아선 것에 대해 유가족,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잘 했다고 본다”며 “새정치연합은 국민과 가족의 아픔을 더 생각하고 치유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조속히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참사 희생자 박성호 군의 어머니 정혜숙 씨는 “찾아줘서 감사하다”면서도 “책임과 약속을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헛 약속으로 다시 한 번 가족과 유족을 울리지 말라. 또 한 번 울려 온 국민이 어떻게 나서는지 보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고 경고했다.

정씨는 “야성을 잃은 야당을 보고 있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야당은 국민이 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목을 매고 아우성치는 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세월호 특별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이다. 새정치연합은 생명선을 쥐고 있는 것”이라며 “유족이 새끼줄을 꼬고, 국민이 동아줄을 묶어주고 있는데도 새정치연합이 못한다면 법을 바꿔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배고프게 만들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참사 희생자 이은별 양의 이모 길옥보 씨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 이번만큼은 믿게 해 달라. 새정치연합의 의원 수가 130명밖에 안 된다는 등 의석수는 따지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돈도 필요 없고 목숨 내 놓고 농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권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새정치연합이 유족을 위해 힘쓰는 것은 알지만 이번에는 확실하게 야당다운 야성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 가족이 반대하는 두 번의 여야 합의를 한 이후 표류중인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해 25일부터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새누리당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3자협의체 제안을 거부하자 자정까지 의원총회를 한 끝에 “끝까지 싸우겠다”며 투쟁을 선언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밤부터 원내대표단을 중심으로 국회 예결위장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26일에도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서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3자 협의체 구성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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