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노조, ‘병원영리화’ 저지 무기한 파업 돌입

“헬스커넥트 및 첨단외래센터, 공공병원의 영리화 가속화 시킬 것”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의료민영화 저지’와 ‘서울대병원 정상화’를 내걸고 27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5일에는 서울대병원 하청노동자들이 원하청 불공정거래 해결 등을 내걸고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어서, 원하청 무기한 파업 사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27일 오전 9시 20분,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돌입을 선포했다. 서울대병원 영리자회사인 헬스커넥트 설립과 부대사업 확대를 위한 첨단외래센터 설립 등 의료민영화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서울대병원분회는 지난 6월 27일, 정부의 의료민영화 저지를 내걸고 1박 2일 파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7월 21일에도 이틀간 2차 파업을 이어왔다. 이번 3차 파업은 무기한으로 진행되며, 필수유지업무를 제외한 노조 조합원 400~500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노조는 파업 돌입에 앞서 “서울대병원은 불법 영리자회사를 앞장서서 만들고, 병원을 백화점으로 만들 수천 억 원짜리 공사를 강행하여 이윤을 재벌기업에게 퍼주려 하고 있다”며 “오병희 병원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오만과 독선, 불통이 서울대병원을 망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기에 노동조합은 또다시 파업 투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오병희 병원장은 노사 임금교섭에 참여해 오지 않다 지난주 노조가 파업 돌입을 선포한 이후 노조와 교섭을 진행해 왔다. 노조 관계자는 “주말에도 계속 실무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병원 정상화와 관련한 경영진의 입장 차이가 없어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지난해 노사 단체협약을 통해 1분 진료 문제, 선택진료 운영 개선책, 어린이병원 환자급식 직영 운영 등 의료공공성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해당 합의마저 병원 측이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병원이 추진 중인 첨단외래센터 사업이 경영 위기를 초래하고 의료공공성을 해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올해 7월 병원이 두산컨소시엄과 체결한 실시협약에 따르면 첨단외래센터 건립에 병원 부담 액수는 초기 사업 계획보다 227억 원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 사업비만 약 1,100억 원이며, 매년 62억 원을 20년간 두산컨소시엄에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BTL(임대형 민간투자)방식으로 민간자본과 첨단외래센터 공사를 추진 중이다. 첨단외래센터는 지하 6층 규모로 건립되며, 여기에는 대형마트, 안경원, 미용실, 의료기기판매, 식당, 기념품점 등 환자 치료와는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부대사업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병원은 ‘UAE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 위탁 운영을 위해 서울대병원 의료인력 200여 명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어서 숙련 의료인력의 대규모 유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조는 “서울대병원은 이미 칼리파병원 개원 준비를 위해 숙련 인력을 선발하여 파견하고 있어, 의료공백 및 의료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오병희 병원장은 당장 필요한 의료인력 충원에 대해서조차 ‘필요하다면’, ‘가급적’ 고려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노조는 정부와 서울대병원에 △병원은 영리자회사인 헬스커넥트 사업에서 즉각 철수하고 국민에게 사과할 것 △오병희 원장은 첨단외래센터 건립 계획을 철회하고 교육부는 사업 승인을 전면 재검토할 것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 가짜정상화를 즉각 철회할 것 △병원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즉각적인 복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나설 것 △병원은 아랍 칼리파병원 파견인원 만큼 정규직 인력으로 충원, 어린이병원 환자급식 직영 운영, 1분 진료 문제 해결, 선택진료 운영 개선책 마련 등 합의사항을 이행하고 의료공공성 강화에 나설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서울대병원 하청노동자들도 지난 25일, 불공정 거래 규탄과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이들은 “공공기관인 서울대병원은 현재 자행하고 있는 불공정거래를 즉각 시장하고, 악질 업체를 계약해지하고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하청노동자들을 직접고용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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