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소비자·시민사회, 쌀 개방 저지 총력 투쟁 선포

쌀 전면개방 중단, TPP·FTA 쌀 제외 약속, 국회 4자 협의 구성 및 사전동의 시행 촉구

농민/소비자/시민사회 단체가 쌀 관세화 추진을 저지하기 위한 총력 투쟁을 시작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53개 단체가 연대한 ‘식량주권과 먹거리안전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부에 대해 쌀 관세화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저지를 위한 투쟁 계획을 밝혔다. 전국 100여 곳에서도 다양한 투쟁이 진행될 예정이다. 단체들은 현재 △쌀 전면개방 중단, △TPP·FTA에서의 쌀 제외 약속, △국회 4자 협의 구성 및 국회 사전동의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김용욱 기자]

앞서 지난 7월 18일 정부는 쌀 관세화 선언을 하면서 사실상 쌀시장 전면개방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지난 1994년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모든 농산물에 대해 관세화 원칙을 채택했으나 쌀에 대해서는 2차례 관세화를 유예하는 대신 최소시장물량을 수입해 왔다. 그러나 국내 쌀시장의 경쟁력 확대, 최소시장물량 수입에 따른 부담 확대 등을 문제로 쌀 관세화 유예를 중단하고 전면 개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고율관세를 통해 우리 쌀을 지킬 수 있다며 9월 말까지 WTO에 쌀 관세화 통보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단체들은 쌀 관세화는 쌀 전면 개방으로 이어져 식량주권과 한국농업에 중차대한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쌀 개방 문제는 중대한 국가 현안”이라며 “농촌경제에 머무르지 않고 민족문화, 생태유지, 국토보전 그리고 식량주권의 바탕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쌀 관세화 선언 후 농민들은 경남 창녕, 강원 철원 등 곳곳에서 논을 갈아엎는가 하면, 농기계를 반납하고 세종정부청사에 상복을 입고 항의방문 하는 등 쌀 개방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에 변함이 없자 단체들은 농민과 소비자, 시민사회단체가 합세해 총력 투쟁을 계획하고 나선 것이다.

단체들은 “아직 협상을 위한 시간은 충분하다”며 “정부는 최악의 협상카드인 관세화를 철회하고 쌀 개방을 막기 위한 범국민적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여·야·정부·농민단체 4자가 머리를 맞대 대안을 만들고, 국회에서는 쌀 개방 방법에 대해 사전 동의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박근혜 대통령은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면 적어도 임기 중에는 TPP, FTA 협상에서 쌀을 제외하겠다고 국민 앞에 선언해야 한다”며 “이를 회피한다면 일부 장관들의 ‘TPP, FTA에서 양허제외’는 말장난에 불과함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분명히 했다.

식량주권 범국본은 9월 쌀 전면개방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농민들은 1일부터 9월 총력투쟁에 돌입해 18일부터 전국 100개 시군에서 농민대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고, 때를 같이해 청와대 앞 농성 또한 시작할 계획이다. 시민사회단체들도 9월말 제2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쌀시장 관세화 개방을 저지해 나갈 예정이다.

“쌀 관세화 고세율로 차별? FTA·TPP로 한순간에 무너질 것”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은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20%대로 매우 낮은 상황에서 쌀시장 전면개방으로 우리의 쌀마저 설자리를 없애려고 하는 순간”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농민과 우리의 농업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행태는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미예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 회장은 “정부는 쌀 관세화가 진행되면 고율의 관세를 들여 차별화하겠다고 하지만 FTA·TPP와 연관해서 보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전체 농민의 65%가 쌀농사를 짓고 있고 농업 소득의 45%가 쌀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어떤 대책, 합의, 농민에 대한 설득도 없이 쌀을 개방한다고 한다”며 “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제기했다.

조 사무총장은 또, “정부는 늘 개방과 FTA에 대해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과 경제영토 확대 등의 장밋빛 미래를 말해왔지만 결국 모든 것이 사탕발림이었다”며 “이 시기에 쌀 개방까지 한다는 것은 국민들의 삶, 농민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