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삼보일배 100미터 못가 경찰에 막혀

특별법 제정 국민 요구도 청와대로 못가...울분 터져

세월호 유족이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한 청와대행 삼보일배가 100미터도 채 가지 못하고 10여분 만에 이순신동상 앞에서 경찰병력에 가로막혔다.

[출처: 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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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길을 막은 경찰병력을 향해 북소리에 맞춰 ‘진상규명’, ‘안전사회’ 등을 외치고 제자리에서 삼보일배를 진행하며 울분을 터트렸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의 요구가 담긴 서명지도 청와대에 전달되지 못하고 광화문 광장에 놓였다.

앞서 유족과 각계 대표자들은 2일 오후 1시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 국민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갖고 1시40분경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경찰병력은 바로 이들을 차단했다.

새누리당 답 없다면 대통령에게 달려갈 밖에
485만명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 동참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새누리당이 답을 내놓을 수 없다면 박근혜 대통령께 달려갈 수밖에 없다”며 “수차례 말했듯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청와대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재협상 안을 유가족의 뜻에 맞게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대되고 있고, 수사권·기소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60%에 가깝다”며 “세월호 가족들과 국민의 외침, 몸부림을 외면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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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새누리당은 1일까지 열린 가족대책위와의 3차면담에서 기존 입장만 고수했다. 유족은 30여분 만에 자리에서 퇴장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가족대책위는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해 달라. 어제 새누리당 만남 결렬 이유는 명확하다”며 “새누리당이 세월호 진상규명에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우리는 4월 16일부터 부모보다 먼저 자식을 어이없이 떠나보낸 우리들은 구조할 수 있는 시간에 구조하지 않은 국가기관을 보았고, ‘세월호’라는 선박이 시작부터 문제가 많았던 것도 알게 됐다”며 “이 말도 안 되는 사고에 우리 부모들은 아이가 왜 죽어가야 했는지를 알고 싶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김동혁 군의 어머니 김성실 씨는 “우리는 추석명절에 사랑하는 자식도 없이 그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 이 자리를 떠나지 못할 것이다”며 “진상조사위원회 전문가에게 맡겨달라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우리 세월호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김씨는 “민생회복과 국가안전을 위해서라도 국회가 발 벗고 나서서 밝혀야 할 참사를 왜 유가족인 저희가 나서서 외치고 요청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대학 특례, 의사자 지정 등 저희들이 요구하지 않은 법안으로 진정 저희들이 원하는 법안을 덮어버리려 하는 것에 화도 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유족 울분 터져...“우릴 왜 막나. 우리가 죄인인가”
“이럴 시간에 우리 아이 좀 구해주지 그랬냐...”
유족 폭도 만들지 말고 대통령 당장 나와라 요구


이날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한 서명은 그동안 받은 485만여 명 중 지난 7월 15일 국회에 제출한 350만여 명을 제외한 135만 명분이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은 지난 5월 13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 서명운동 한 달도 안 돼 6월 7일 100만 명이 서명한 바 있다.

하지만 135만 명의 서명용지는 2일 청와대로 가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유족의 삼보일배가 경찰병력에 막히자 가족들은 울분을 터트렸다. 참사 희생자 단원고 박예지 양의 어머니 엄지영 씨는 삼보일배 도중 울면서 경찰에 항의했다. 엄씨는 “경찰은 자식 생각, 조카 생각나지 않는가. 이런 나라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가”라며 “우리가 죄인인가. 우릴 왜 막는가. 이럴 시간 있으면 우리 아이들 좀 구해 주지 왜 이러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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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씨는 “도대체 박근혜 정부와 경찰은 피도 눈물도 없는가. 아이들이 사고 났을 때 단 한명이라도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가. 아이들이 배 안에서 ‘엄마 아빠 살려줘’하며 얼마나 불렀겠냐”고 외치며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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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희생자 단원고 이재욱 군의 어머니 홍영미 씨는 “청와대에는 신문고가 있다. 하지만 불통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도 답변이 없다”며 “국가가 소통을 거절하고 있다. 엄마라고 외치며 존귀한 생명을 잃어간 아이들, 왜 죽어야만 했는지 가슴으로 하소연을 하고 있는데 답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참사 희생자 단원고 문지성 학생의 아버지 문종필 씨는 울분에 차 사다리를 타고 올라 청와대를 향해 박근혜 대통령을 질타했다. 문씨는 “광화문 사거리에서 아이들 엄마, 아빠의 무릅이 다 나갈 때까지 박근혜 정부는 버틸건가”라고 호통 치며 “수 없이 만나 달라 얘기해도 대답이 없었지만 박 대통령이 유족을 만나겠다고 한 약속 바로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씨는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아니라고, 개죽음이 아니고 국회 앞마당 무궁화 보다 더 아름답고 고귀한 죽음이라고, 박 대통령은 당장 나와 말해야 한다”면서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더 늦기 전에, 더 분노하기 전에, 우리를 정말 폭도로 만들지 말고 당장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세월호 골든타임을 놓치고 경제 골든타임을 주장하는 박근혜 정부는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는 정부”라며 “이 나라 백성들이 돈 모아 사준 전용 비행기는 어쨌냐. 당장 나와서 이 통곡 소리를 듣고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소나기가 내리는 오후 4시30분까지 경찰병력을 앞에 두고 이순신동상 앞에서 삼보일배를 계속하고 있다.

[출처: 미디어충청]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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