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무너지니 저의 민생과 행복도 다 무너져 내렸습니다”

13일 촛불, 유민아빠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 연관성 조목조목 설명

“일베, 어버이연합 같은 사람도 유가족 같은 아픔을 겪지 않게”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민생문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또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보수 성향 시민에게도 안전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3일(토요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대학생·교수·교사 촛불문화제 단상에 오른 김영오 씨는, 세월호는 놔두고 민생문제 먼저 해결하자는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주장에 차분하게 반박해 갔다.

김영오 씨는 “어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대통령을 믿어달라고 했다. 우리가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어떤 모습이라도 보였는지 묻고 싶다”며 “대통령이 ‘유가족의 뜻이 잘 반영되게 하겠다. 진상규명에 여한이 없게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우리 특별법을 반대만 하면서 어떻게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왜 그 방법은 내놓지 못하면서 우리 정당한 요구는 거부하나. 그렇게 하면서 대통령을 믿어달라는 얘기가 나오나”라고 비판했다.

김영오 씨는 “솔직히 말씀해주세요. 정말 진상규명을 원하기는 하나요?”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잘못을 시인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오히려 신뢰하고 지지할 것이다. 왜 그렇게 안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밝힐 수 없는 큰 잘못을 한 게 있나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퍼지는 거 아닙니까?”라고 지적했다.

  유민아빠 김영오 씨는 단식을 끝내고 잘지내고 있다며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문제의 연관성을 차분하게 설명해갔다.

이어 “대통령과 여당은 세월호 문제는 놔두고 민생문제 얘기부터 하자고 한다”며 “민생이요? 안전이 없으면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 증거가 저이고 우리 유가족”이라고 정부여당의 민생법안 우선 논리에 반박했다.

“제가 가난 때문에 가족들에게 못한 게 많았습니다. 휴일에도 안 쉬고 죽도록 일만해서 평생처음 정규직이 돼 학자금 때문에 대학에 안 가려고 했던 유민이 대학도 보낼 수 있게 됐고 유민이와 동생 유나를 좀 더 챙겨줄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여행도 예약하고, 좀 살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4.16사고로 다 무너졌습니다.

당연히 살아야 할 아이들을 정부가 구조하지 못해 이제 겨우 이뤄지려고 했던 제 민생과 행복이 다 무너져 내렸습니다. 왜 무너졌습니까.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안전 문제를 놔두고 민생문제를 하는 게 말이 됩니까? 철저히 바꿔야 합니다. 이 사고가 한국을 거듭나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만이 유민이와 친구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지금 뭐가 바뀌었습니까”


김영오 씨는 “우리를 반대하는 분들이나 우리를 공격하는 일베, 어버이연합 같은 사람까지 다시는 우리 유가족 같은 아픔을 겪지 않게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천 여 명이 모인 이날 촛불 문화제 장소 인근에선 보수단체 회원 7-80여명이 광화문 세월호 단식 농성을 조롱하기 위한 치킨, 피자, 자유시간 폭식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그는 “일부 보수단체들이 (특별법 제정 투쟁을) 그만하라는 말을 자주하는데 우리도 그만하고 싶다. 그만하고 가장 집에 가고 싶어 하는 게 우리 유가족”이라며 “그러니 대통령은 그만하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빨리 약속을 지켜 특별법 문제를 해결하여 그분들 마음을 편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문화제에 참가한 대학생·교수·졸업생 대표들은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결의문을 통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특별법으로는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며 “유가족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지 않겠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별법을 통해 성역 없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려는 것이 어떻게 유가족만을 위한 것이냐”며 “9월 27일 더 많은 학우와 졸업생, 교수님과 이 자리에 오겠다”고 밝혔다. 문화제가 끝난 후 세월호 유가족들과 대학생들은 따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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