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기관사 또 자살...10년 새 8번째 사망

같은 사업소에서 11개월 만에 2명 자살...대책 마련 시급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기관사 송 모(44)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003년부터 10년간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발생한 8번째 기관사 자살 사고다.

특히 송 모 기관사가 근무했던 대공원승무사업소에서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벌써 두 명의 기관사 자살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대공원승무사업소 정 모 기관사는 우울증을 겪다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한 바 있다.

18일 새벽, 송 모 기관사는 자택 지하주차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고(故) 송 모 기관사는 지난 1994년 12월 24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입사했으며, 같은 해 6월 15일부터 현재까지 대공원승무사업소에서 7호선 전동차를 운행해 왔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17살 딸, 14살 아들이 있다.

고 송 모 기관사는 그동안 공항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고통을 겪어왔다.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호소하며 수면제를 복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 역시 고인이 우울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알아보고 있는 도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서울도시철도 노동조합에 따르면, 고인은 재직 중 사장 표창을 수차례 수상했으며, 2006년에는 무사고 25만km를 달성했으며, 현재는 무사고 42만km를 경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폭압적 조직문화와 1인 승무, 열악한 근로조건, 100%에 가까운 지하터널구간 운행 등이 기관사들을 정신질환과 사망으로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높은 긴장도를 요구하는 반복작업과 통제시스템, 높은 노동강도, 성과시스템에 의한 과도한 경쟁, 높은 직무스트레스와 복수노조 및 승진 등의 차별 등도 기관사 자살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노조는 “전 음성직 사장, 이희순 운영본부장 등이 기관사에게 폭압적인 노무관리를 적용한 후과로 잇단 자살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4번째 사고”라며 “2012년 사고 이후 서울시는 재발방지를 다짐하고 여러 가지 대책을 내 놓았고, 공사 또한 힐링센터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는 와중에 또 다시 재발한 사고로 기관사들과 직원들은 참담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유족과 협의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 및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고인의 빈소는 중랑구 신내동 소재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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