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무대 된 유엔서 남미 좌파정권들, 미국의 새 군사공격 규탄

베네수엘라·에콰도르·브라질, “시리아 주권 침해”...유엔 개혁도 촉구

미국의 전쟁 선동 무대가 된 유엔 69차 총회에서 남미 좌파 정권들이 잇따라 이라크·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새 군사 공격을 규탄했다.

<텔레수르> 등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평화는 국제법에 대한 존중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며 “유엔은 중동 시민에 대한 공격이 아닌 에볼라에 맞선 싸움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출처: 텔레수르]

마두로 대통령은 또 같은 자리에서 최근 서구 기자를 연이어 참수한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에 대한 분노도 표현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지난해 시리아에서 동일하게 참수당한 무고한 여성과 어린이들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왜 똑같이 분노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그는 “물론 우리는 서구 언론인들의 죽음을 애도한다. 하지만 우리는 1년 전 이 조직이 시리아 어린이들을 참수했을 때에는 왜 애도하지 않았던 것인가? 왜 이는 우리를 똑같이 아프게 하지 않는가? 이는 인간의 삶이 단지 특정한 피부색 또는 특정한 국가의 출신일 때만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가”라고 질문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이 같은 연설은 극단주의 무장세력을 ‘죽음의 네트워크’라고 부르며 테러와의 전쟁에 세계의 동참을 촉구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는 극명히 대조되는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슬람국가와 같은 살인자들이 이해하는 언어는 오로지 ‘무력’ 밖에 없다”면서 “우리는 이슬람국가를 격퇴하기 위해 공습 등 군사력을 계속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한 동맹”이 필요하다는 마두로 대통령의 선언에 다양한 남미 좌파 정권도 합세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4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군사 공격은 “평화를 이끌지 못할 것”이라며 대신 “무거운 인도주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폭력 남용은 뿌리 깊은 충돌의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며 “오랫 동안 해결되지 못한 팔레스타인 문제, 시리아 민중에 대한 체계적인 살육, 비극적인 이라크의 분열, 리비아에서의 심각한 불안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충돌이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민간 희생자의 수가 비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세계는 이러한 야만적 무질서 그리고 윤리적이며 시민적 가치를 짓밟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정부도 24일 성명을 통해 “미국과 아랍동맹국의 폭격을 거부한다”며 “이는 시리아 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비난했다. 에콰도르는 특히 성명에서 이번 군사 행동은 유엔 총회 또는 안보리에 의해 승인되지 않았다며 이는 “시리아에 대한 주권 침해이자 영토 불가침성에 대한 침해”라고 분명히 했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남미는 이를 증명한다”

남미 좌파 정권들은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을 비난하는 한편, 열강 중심의 유엔과 국제 기구에 대한 민주적 개혁도 촉구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유엔에 대한 민주적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유엔 정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주도하기 위해 베네수엘라는 내년 비동맹운동의 의장직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남미는 남미연합(UNASUR), 볼리바르동맹(ALBA), 페트로카리브(Petrocaribe)를 포함해 여러 개의 주요한 지역 통합 블록을 결성하며 ‘새로운 지역주의’를 성취해 왔다”면서 “다른 세계는 가능하며 이는 우리가 남미에서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선진국에 권한이 치중된 유엔에 대한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의 선거권 확대가 지연되는 것은 인정될 수 없다”며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와 같은 국제기관 내 개발도상국의 권한을 증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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