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박근혜-이재용 뜨자 서울에서 ‘노사정 평화 대타협’ 선포

대구 노사정 ‘무분규-임금인상 미 요구’약속,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원사격

대구지역 노동계, 재계, 지방정부가 전국 최초로 노사 무분규 및 과도한 임금 인상 미 요구를 약속하는 ‘노사정 평화 대타협’을 선포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구를 ‘창조경제’의 메카로 점찍은 지 11일 만에 이뤄진 대타협이다.

‘대구광역시 고용, 노사민정협의회’는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대구 노사정 평화 대타협 선포식’을 개최했다. 대구가 아닌 서울에서 행사가 진행된 것은 이번 대타협 사례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대구를 ‘노사 무분규 청정도시’라는 브랜드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대구에 박근혜-이재용 뜨자 ‘노사정 평화 대타협’ 선포

대구 노사정 대타협의 단초를 마련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5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서 만나, 대구지역에서부터 ‘창조경제’의 꽃을 피우겠다고 선언했다.

삼성그룹은 대구 칠성동에 있는 옛 제일모직 창업 본사 부지에 900억 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투자해 ‘대구창조경제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대구창조경제단지는 총 19개 건물로 창업보육센터, 소호 오피스, 문화예술창작센터 등이 건설되며, 내년 7월 착공에 들어가 201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든든한 등대의 역할로 이곳에서 부터 대구지역 창조경제가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희 대통령에서부터 이어져 온 대구지역의 확고한 지지기반을 창조경제 시험 기틀로 삼은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창조경제’ 파트너로 전면에 나서며, 삼성전자 후계구도 다지기에 돌입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대구를 창조경제의 모태로 지목한 후, 대구시는 곧바로 ‘노사정 대타협’을 위한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대구지역에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노사 무분규와 낮은 임금’이라는 특화된 브랜드를 가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위원장인 이종진 의원은 ‘노사정 대타협 선포식’에서 “지난 15일 대통령이 대구에 오셨을 때 대구시장이 ‘노사정 대타협을 할 테니 대통령이 대기업을 한두 개 유치토록 도와달라’고 말했다”며 “이제 노사정 대타협 선포식을 했으니 대통령이 대기업을 유치하는데 크게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노사정 ‘무분규-임금인상 미 요구’약속,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원사격

26일 노사정 대타협 선포식에서는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 권영진 대구시장, 박상희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동구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까지 나서 ‘노사정 평화 대타협 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협약서를 통해 △노동계는 무분규 및 과도한 임금 인상 미 요구 보장 △경영계는 기업투자 활성화와 좋은 일자리 창출 및 근로자복지 향상 노력 △정부와 대구시는 노사정 신뢰 구축과 협력 및 각종 사업에 적극 지원할 것 등을 약속했다.


이기권 장관은 대구 노사정 대타협 모델이 향후 중앙을 비롯해 다른 지역과 산업까지도 확대되는 단초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 장관은 “이번 대타협은 노사 평화구축을 넘어,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기술력을 확보해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의지와 각오가 담긴 것”이라며 “중앙차원의 노사정 협의뿐 아니라 산업과 지역에서도 노사정 협의가 필요하다. 이번 선언은 중앙과 지역의 노사정 협의가 어우러지는 첫 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위원장과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 등도 참석해 힘을 실었다. 특히 참석자들은 한국노총이 ‘무분규’와 ‘임금인상 미 요구’라는 큰 결단을 내렸다는 점을 추켜올렸다.

김대환 노사정위 위원장은 “솔직히 중앙차원의 노사정 협의가 대타협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것 같더니 여러 어려움에 봉착했다”며 “중앙에서도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 같은 분 한 분만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대구에서 노사정 평화, 협력이 되면 김위상 의장이 서울로 올라와 중앙차원의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 달라”며 우스갯소리를 건네기도 했다.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도 “김위상 의장이 상상도 하기 어려운 결단을 해 줘서 감사하다. 그 용기는 단순히 대구 경제를 살리는 것을 넘어, 강성 노동운동과 고임금으로 침체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경제에 희망의 등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동구 대한상의 회장은 “노동계가 솔선해 무분규와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 것은 김위상 의장의 탁월한 결단력과 소명의식 없이는 결코 이뤄낼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권영진 대구시장과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위해 ‘규제개혁’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권영진 시장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발족했고, 삼성과의 협약을 출발로 노사안정도시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이제 대구지역 유관기관들과 규제개혁합동회의를 상설화해, 규제개혁도 일등 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의장도 “대구를 규제가 없고 노동력이 싸고, 노사분규가 없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알려나간다면, 기업들이 대구로 많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은 “노사문화를 놓고 보면 대구가 대한민국의 수도”라며 “기업이 노사협력, 무분규 도시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어느 지역에서 투자를 하겠나. 향후 대구는 노사문화에 관해서는 세계적인 부분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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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최저 임금 도시 계속 굳혀가겠군. 병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