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여당에 ‘공무원연금 방안’ 제출 않기로...갈등 증폭

“새누리당은 ‘하후상박’ 언론플레이 멈추고 ‘공적연금 사회적 협의체’ 구성해야”

공무원노조와 공노총 등 공무원, 교사 등으로 구성된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가 새누리당에 공무원연금 개혁 입장 및 방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그간 새누리당이 한국연금학회를 앞세워 공무원들을 배제한 밀실 개혁안을 추진한 전례가 있어 새누리당에 대한 공무원 단체들의 불신이 팽배한 까닭이다.

  사진/김용욱 기자

무엇보다 새누리당이 공투본에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입장 및 방안을 요청한 것이 향후 공무원연금 개악을 위한 명분 쌓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앞서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는 공투본에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공식적인 의견 및 대안을 요청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공투본 등의 여론 수렴을 거쳐 조만간 특위 차원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공투본은 30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새누리당이 요청한 공식 의견 제출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들은 “공무원연금제도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정상적인 절차는 먼저 여당인 새누리당과 정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이해당사자인 공동투쟁본부에 먼저 제시하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투본은 구체적인 문제해결방안으로 ‘공적연금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사회적 협의체 안에서 공무원과 전문가, 정치권, 정부 등이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를 공동으로 진행하자는 요구다.

특히 공투본은 새누리당이 의견수렴 절차를 명분으로 공투본을 압박하고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공투본에 보낸 공문을 통해 ‘9월 3일 공투본과의 면담에서 이충재 공무원노조 위원장이 의견제출을 하겠다는 발언을 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의견 및 대안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성광 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은 “이충재 위원장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당시 어느 특정한 대표가 이를 결정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새누리당이 특정 단체만 지목해 문제를 삼으려 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공무원노조는 이날 논평을 발표하고 새누리당의 ‘하후상박 식’ 공무원연금 개혁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노조는 “한국연금학회의 성격이 폭로되자 새누리당은 연금개악에 대한 ‘하후상박’설, ‘소득재분배’설을 흘리면서 언론플레이에 나서고 있다”며 “만약 새누리당이 하위직 공무원에 대한 일말의 배려라도 있었다면, 연금설계 당시에 노조의 의견이 반영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새누리당의 주장은 이미 뼈대와 살까지 다 붙여 놓은 상태에서 포장만 바꾸겠다는 것이고, 고위직은 아주 많이 깎고, 하위직은 많이 깎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공직사회의 분열을 일으켜 결국 연금개악을 강행하려는 조삼모사식 책략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지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