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 실제 원인은 부의 불평등

계급 차별에 맞선 민주화 시위...무기한 동맹 휴업, 총파업, 대중 점거 시위 격화

직선제를 요구하는 홍콩 민주화 시위의 근본 원인은 비등점에 달한 부의 불평등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격주간 종합 경제지 <포춘>은 29일 “홍콩 젊은 세대의 절망이 표면으로 부풀어 오르고 있다”며 “그들은 정부가 서민 보다 재계의 거물과 억만장자들을 위해 일하는 것을 봐왔고 본토에 대한 이들의 정치적, 심리적 분노가 쌓여왔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도 29일 “왜 시위가 일어났는가”라는 제목으로 “이번 시위는 정치적인 것만이 아닌 경제적이며 문화적인 문제”라며 “홍콩 부의 불평등은 일부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 보다 크다”면서 “많은 이들은 정부의 정책이 일부 기득권에만 이로운 불균형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수천명의 홍콩 대학생들이 동맹휴업을 선언하고 직접 선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 레볼루션뉴스]

홍콩 인구 5명 중 1명 빈곤

사실 홍콩의 민주화 시위는 최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의결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며 정점에 오르기는 했지만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 4일 천안문 사태 추모식에도 수만 명이 참가해 민주화 시위를 벌였고 한 달 후 7월 1일에는 51만 명이 직접 선거를 요구하며 행진시위를 진행했다. 6월에는 약 80만 명의 홍콩인이 민주적 개혁을 위한 비공식 주민 투표에 참가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최근 홍콩에서 반중국 감정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불만 뒤에 있는 실제 이유는 단순히 본토의 영향력보다는 시장 지배와 관련된 불평등에 있다”고 지난 7월 28일 보도한 바 있다. <가디언은> “홍콩의 민주화 운동은 불평등에 관한 것”이라며 “지배계층은 이를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의 불평등 수준은 악명이 높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인구의 5분의 1에 달하는 130만 명이 빈곤선 아래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소득 분배 수준을 가리키는 지니계수는 0.53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세계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생활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있긴 하지만 한국은 같은 해 0.34를 기록했다.

<가디언>은 또 홍콩에서는 공공주택정책이 10년 이상 연기돼 왔으며 약 4.8평 크기의 민영아파트는 100만 홍콩달러(약 1억3560만 원)에 달해 사람들의 감정은 거의 폭발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역 정부가 소위 ‘새장집’으로 알려진 또는 창고를 개조한 비공식 주택을 생활공간으로 제공하면서 대중적인 분노가 쌓여왔다고 지적했다.

홍콩 재계 지원하는 중국 중앙정부

<포춘>에 따르면, 지난 22일 홍콩 대학생들이 동맹 휴업에 나선 것도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리자청을 비롯해 70여 명의 홍콩 기업인들이 중국 베이징에 있는 시진핑 국가 주석을 방문한 날과 때를 같이 한다.

당시 홍콩 기업인들은 시진핑에게 홍콩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와 오큐파이운동에 대한 염려를 나타냈으며 시 주석은 “중앙 정부는 홍콩에 대한 기본 정책을 변화하지 않았으며 변경하지도 않을 것이다”라는 응답을 줬다.

이 때 홍콩 대학생 13,000명은 직접 선거를 요구하며 동맹휴업에 나선 한편 대학 교수 400명은 이들에 대해 지지 성명을 발표했었다.

알렉스 추 홍콩학생동맹의 사무국장은 이 때 “선출된 후보는 기득권의 이해만을 대변할 뿐”이라면서 “억만장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의 하나인 홍콩에서 불평등과 빈곤에 맞서는 후보는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오큐파이 센트럴’ 운동이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31개 은행지점을 휴업하게 한 것도 이러한 부의 불평등 문제와 맥락을 같이 한다.

계급 차별에 맞선 민주화 시위...무기한 동맹 휴업, 총파업, 대중 점거 시위로 격화

불평등을 심화하는 정치 체제에 맞선 홍콩 민중들의 투쟁은 그러나 이제 시작이라는 입장이다.

홍콩학생연맹은 일본 <레이버넷>에 따르면, 29일 경찰 당국의 폭력 진압에 맞서 무기한 수업 거부를 선언하고 중국 중앙정부에 △홍콩의 최고 입법 기관인 입법회 주변 팀메이 도로와 시민광장에 대한 경찰 봉쇄 해제 및 민중 집회 보장 △홍콩 행정장관 및 예비선거 개혁 3인회 사임 △전인대 결정 철회 △행정장관 입후보 등 4대 요구안을 밝혔다.

한편 홍콩노총(HKCTU)은 “노동자와 학생은 민중에 국가권력 반환하도록 전체주의 정부를 강제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며 29일 하루 총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은 홍콩에서 가장 큰 홍콩교사교수노동조합(HKPTU)이 28일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강제 진압에 대한 대응으로 하루 파업을 선언하며 발의됐다. <타임스>에 따르면, 파업에는 교육노동자뿐 아니라 지난해 위력적인 파업투쟁을 벌였던 부두노동자도 참가한다.

홍콩 ‘오큐파이 센트럴’은 금융가에 대한 애초 점거 예정일이었던 내달 1일 대중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국제 연대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샤런 버로(Sharan Burrow)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은 29일 “소수 억만장자만 홍콩을 통치할 사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중국의 계획은 반민주적이며 1997년 홍콩에 약속한 중국의 약속에도 위반한다”며 “이는 신흥재벌이 모든 권력을 갖는 부패한 봉건 체제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뉴질랜드 통신사 <스쿠프>는 보도했다.

한국의 민주노총도 29일 성명을 통해 “민주노총은 홍콩노총과 마찬가지로 반민주적이고 기업편향적인 정부에 맞서고 있다”며 “우리는 홍콩노총의 총파업에 남다른 동지애와 지지를 표하며, 반드시 투쟁에서 승리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