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홍콩 시위에 부분적으로 개입

위키리크스 폭로 외교전보, 미 국무부 예산 ‘홍콩이행프로젝트’, 오큐파이 센트럴 지원

미국 국무부가 홍콩 시위에 부분적으로 개입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전세계 시위 전문 보도매체 <레볼루션뉴스>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홍콩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홍콩 행정관 선거 등 정치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전략을 세워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현재 홍콩 시위 중 부각된 ‘오큐파이 센트럴(Occupy Cental)’ 운동도 지원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볼루션뉴스>는 이 같은 내용을 △내부고발 전문 인터넷 언론매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국무부에 주 홍콩 미국영사관이 보낸 전보와 △미국의 해외 지원 기관 웹사이트에 대한 자체 조사를 토대로 보도했다.

[출처: 디자인데모크라시홍콩 화면캡처]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2008년 9월 4일 전보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일명 ‘홍콩 이행 프로젝트(Hong Kong Transition Project)’를 후원해온 것으로 나타난다. <레볼루션뉴스>에 의하면, ‘홍콩 이행 프로젝트’는 1997년부터 홍콩 시민의 투표에 관한 정치적 태도를 적극적으로 모니터해 왔으며 3개월을 주기로 정치 쟁점 관련 홍콩인들의 심리적 태도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조사 사업을 진행했고 이를 향후 전략을 위한 기초 자료로 미 국무부에 전달하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추진됐다.

‘홍콩 이행 프로젝트’의 예산은 미 국무부 소속 미국국제개발처(USAID)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2012년 USAID 홍콩 예산은 754,552달러(약 8억원), 2010년에는 1,591,547달러(약 17억원)였던 것으로 나타난다.

USAID는 에콰도르 정부가 지난 9월 자국 반정부 단체 지원과 내정 간섭을 이유로 철수시키는 등 많은 논란을 지니고 있는 기관이다. USAID 예산 중 일부를 해외에 지원하는 미국 비영리 소프트파워 단체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도 베네수엘라 등 미국이 후원하는 해외 쿠데타 시도와 ‘레짐체인지(정권교체)’와 연루돼 있다.

미 국무부 홍콩 지원 사업에 오큐파이 센트럴 핵심인물 관련

미 국무부의 홍콩 지원 사업에는 특히 오큐파이 센트럴 핵심인물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레볼루션뉴스>는 지난 6월 말 홍콩 인구의 5분의 1 이상인 78만 명이 참가한 비공식 주민투표는 미 국무부의 직접적인 지원 속에서 오큐파이 센트럴이 조직했다고 보도했다. 주민투표 프로젝트 마지막에는 50만 명이 대중 궐기에 참가하는 등 이 프로젝트는 성공적이라고 평가됐다.

또 오큐파이 센트럴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베니 타이 홍콩대 법학과 교수는 2009년 미국 NED 지원을 받은 홍콩 국제문제에관한전국민주연구소(NDI) 이사로 참가하고 있기도 하다.

NED와 NDI가 USAID의 인가를 통해 지원한 ‘디자인데모크라시홍콩(http://designdemocracy.hk/)’이라는 웹사이트 화면에는 오큐파이 센트럴의 베니 타이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학민사조의 조슈아 웡을 포함해 민주화 운동에 참가하고 있는 인물 다수를 포괄하고 있다. <레볼루션뉴스>는 학민사조와 조슈아 웡에 대한 조사 중 NDI는 그를 최소 15세 때부터 모니터해왔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지적한다.

<레볼루션뉴스>는 그러나 “우리는 홍콩 민중의 운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표명한 한편, “자료의 깊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 상황에 대해 표면만을 가까스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기사는 보다 많은 정보를 찾기 위한 디딤돌로서 사용해 달라”고 전제했다. 이 매체는 또 “홍콩의 정치 상황에 대한 미국의 개입은 십수 년이 걸린 프로젝트이며 유일한 ‘핫스팟(과열점, 정치적 논란의 기반)’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최근 “홍콩은 중국의 특별 행정 구역이며 홍콩 문제는 완전히 중국 내부의 일”이라며 “중국 정부는 ‘오큐파이 센트럴’과 같은 불법 활동을 지원하는 어떠한 나라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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