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파업 대비 9월부터 대체인력 확보

은수미 의원 원청 메일 공개, “원청이 조합원 수, 탈퇴 현황까지 파악”
“‘위장도급’이나 ‘불법파견’의 직접적인 증거 될 수 있어”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1천명이 6일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원청인 SK브로드밴드본사가 지난 9월부터 파업에 대비해 대체인력을 확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협력업체 노조 파업 시, 원청 사용자의 대체인력 투입은 불법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본사는 협력업체-노조 간의 임단협 교섭이 한창이던 지난 9월 초부터 대체인력을 확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 수도권 네트워크 본부는 지난 9월 4일, 각 센터에 메일을 보내 그간 협력업체로부터 확보해 왔던 대체인력 리스트를 최종 확인해 회신 할 것을 요청했다.

  SKB 수도권 Network 본부의 대체인력 정보확인 요청 메일 [출처: 은수미 의원실]

메일에 첨부된 파일에는 협력센터별로 지금까지 확보된 인력과 기준인력 대비 대응률 등을 파악한 내용이 들어 있다. 각 센터별로 대응률 수준이 90% 이상이면 A, 70%~90%는 B, 70%미만은 C등급으로 구분 했으며, 수도권의 경우 이미 9월 초 82%의 대응 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파일에는 원청이 협력업체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와 탈퇴자 현황, 이번 파업에 불참하는 조합원 등을 파악해 온 정황도 나와 있다. 은수미 의원은 “이는 실제로 직접적인 노사관계에서도 알기 쉽지 않은 것”이라며 “이러한 현황을 원청이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위장도급’ 내지 ‘불법파견’의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B 본사는 각 협력센터 조합원을 기준으로 협력센터별로 지금까지 확보된 인력(자체확보, 외주인력) 대비 과부족(대응율)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특히 협력업체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 탈퇴자 현황, 심지어 이번 파업에 불참하는 조합원까지 파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실제 직접적인 노사관계에서도 알기 쉽지 않은 정보다. [출처: 은수미 의원실]

또한 외주사인 D업체는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에 <SK/LG파업시 인력구함>이라는 구인광고를 게제하기도 했다. 은수미 의원실이 입수한 통화 내용에 따르면, D업체는 원청과 월 단위로 계약을 맺고 파업 시 하루 15만 원 정도의 일당으로 CP인력을 투입하기로 돼 있었다.

또한 통화 내용에는 ‘현재는 SK만 들어가는데 LG도 계약이 돼 있다’는 언급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중앙노동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등 파업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은수미 의원은 “SKB, LGU+ 협력업체에 대한 수시감독 결과는 ‘고용질서’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자료를 보면 ‘노동질서’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원청에 의한 대체인력 투입으로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3권이 사실상 무력화 되는 문제는 헌법상 노동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고용노동부에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 대체인력 업체의 구인광고 [출처: 은수미 의원실]

이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 원청 관계자는 “원청으로서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할을 다 하기위해 (대체인력을) 파악하려고 한 것”이라며 “또한 (원청이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 아니다. 원청 입장에서 보면 협력업체 사장들과 노조에 가입된 직원들 간의 이슈인데, 우리 입장에서는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노동자 1천 명은 6일 오전 8시, 외주업체의 성실 교섭 및 원청의 직접교섭 등을 촉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협력업체들은 노조인정 및 비정규직 노동자 생존권 및 노동인권 보장을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로 교섭에 나서야 하며, 원청 또한 그동안 불법적이고 비정상적으로 운영해 온 고용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만약 이러한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1천 5백여 명의 조합원들은 향후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그 부분(노조와의 직접교섭)은 센터와 노조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서비스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무나 도리를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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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은영

    대단하다 그게 에스케이지 뒤에서 조정하고 나 몰라라 지들도 노조 만들어서 지들 이익은 취하고자 하면 똑같은 근로자끼리 참 재수읍다

  • 이용준

    아니 어짜피 고용될때 다 알고 있었던거 아냐?이제와서 회사가 돈좀 버니 파업해서 돈빼낼라고 하는 모습이 꼴보기 싫다.이런식이면 편의점 알바들도 모여서 궐기대회 해야지...

  • 정지웅

    용준아 니도 저서일해바 짜샤
    그러니 너는 평생 편의점알바나하는거야

  • 김말똥

    센터기사님들 파업으로 죽어나는건 B협력업체 직원들입니다. 대체인력도 협력업체서 빼가는거죠...저희는 노조가 없어서 파업도 못해요.

  • 김만수

    결국은 대기업에 바위에 계란치기네

  • 싹수케이

    사측에 그렇게 빨리고도 정신을 못차리니~ 노조가 이뤄넨 성과는 너희는 못받는다 팀장 하고 뭐시기 다합하면 과반이 안넘는 사업장은 "노조법 35조에 따른 동종의 근로자 반수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정용을 받게 된때에는 당해사업 또는 사업장장에 사용되는 다른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는 적용인 안된단다~~

  • 싹수케이

    즉 동료들의 순수한 의식을 재물로 사측에 붙은 너희들은 기존하고 똑같은 대우와 착취 다쳐서 붕신되면 그냥 버림받는 환경에서 계속 일해야 한다는 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