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퍼거슨 저항 격화...인종주의·경찰폭력 맞서 시청·도심·대학 봉쇄

정부, 무고한 흑인 10대 생명 앗아간 백인 경찰은 보호 시위대는 연행

2달 전 경찰 총격에 사망한 마이클 브라운의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미국 인종주의와 경찰 폭력에 맞선 사회운동의 투쟁이 다시 정점을 기록했다.

미국 독립방송 <데모크라시나우>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3일(현지시각)까지 사흘간 미국 미주리 주 풀뿌리, 민권운동과 노동조합은 ‘퍼거슨 옥토버(퍼거슨의 10월)’ 시위를 벌이고 마이클 브라운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퍼거슨과 세인트루이스 지역 시청, 경찰당국과 마이클 브라운이 사망한 현장 등 주요 거점에서 다양한 행동이 잇따랐다.

[출처: 로이터 화면캡처]

퍼거슨 시청 앞에서 사람들은 “손 들었다. 쏘지 말라”, “반격하자”, “이젠 정말 충분하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는 한편, “너희는 누구 편인가”라는 현수막을 들고 제도적인 인종주의와 경찰 폭력에 항의했다. 경찰 당국 앞에서 시위대는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민중가요를 부르며 서로 팔짱을 끼고 행진했다. 지역 청사를 향해 팔짱을 끼고 행진하는 이 같은 시위는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주 풀뿌리단체의 ‘모럴 먼데이즈(도덕의 월요일들)’ 운동이 먼저 시작한 방식으로 ‘퍼거슨 옥토버’ 시위가 이와 연대해 함께 했다. 사람들은 또 브라운이 경찰에 살해된 정류장에서 그가 방치된 시간과 같은 4시간 동안 연좌농성을 지속하며 거리를 봉쇄했다. 시위대는 도심 사거리도 마비시켰다. 세인트루이스대학에서는 점거 행동도 진행됐다. 한 활동가는 “우리는 체계적인 인종주의와 백인 지배를 떨쳐내기 위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 수요일 세인트루이스에서 경찰과의 의문의 총격 끝에 살해된 10대 본더리트 마이어스의 부모도 이날 집회에 참가해 발언했다. 이들은 “깨어나자, 거리로 나가자”라며 사람들이게 호소했다. 배우 제시 윌리엄스도 이 행동에 함께 했다. 이외 다양한 플레시몹 시위도 진행됐다.

<데모크라이시나우>는 13일 이 같은 퍼거슨 시위에 대해 “지난 2달 간 퍼거슨 지역 사회운동은 무장 진압에 저항하는 한편 다렌 윌슨 구속을 요구하며 투쟁해 왔다”며 “이들 노력 속에서 퍼거슨은 인종주의와 경찰 폭력에 맞선 운동의 그라운드 제로(중심지)가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브라운 생명 앗아간 경찰은 보호...시위대는 연행

그러나 경찰은 여러 지역에서 지역 대학 교수와 인권활동가를 포함해 50여 명을 연행하며 여전히 정의를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2달 전 흑인 10대 마이클 브라운을 살해한 백인 경찰 다렌 윌슨도 여전히 경찰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내년 1월에야 그에 대한 재판 절차가 시작되지만 지역 사람들은 그가 다른 수많은 사건에서처럼 정당방위로 풀려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사회운동은 브라운의 죽음 후 인종주의와 경찰 폭력에 맞선 저항을 지속해 왔으며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2일에는 미 전역에서 인종주의와 경찰폭력에 맞선 전국 시위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모럴 먼데이즈’는 지난해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2012년 선거에서 공화당은 1870년 이후 처음으로 양원을 장악했고 팻 맥크로리 공화당 후보도 주지사에 당선하며 보수주의 정책을 심화하는 한편, 지역 사회운동을 표적으로 한 탄압을 강화했다. 그러나 지역 사회운동이 이에 맞서 매주 월요일 마다 체포를 불사하고 정부 청사 진입을 시도하면서 ‘모럴 먼데이즈’는 지역 사회운동의 전통이 됐고 일부 지역으로도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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