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대 농성자 비 맞고 버려져

법원, 파업 5개월차 농성장 강제퇴거 집행

울산지방법원은 20일 오전 7시께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청소노동자들이 파업 농성 중인 울산과학대 본관 1층 농성장에 대한 강제퇴거를 집행했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농성장에서 쫓겨난 후 본관 앞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 이상원 [출처: 울산저널]

법원은 집행관 19명과 용역 약 100명을 동원했고, 울산 동부경찰서는 3개 중대 병력 240여명을 동원해 충돌에 대비했다.

법원 집행관은 농성장에 남아 있던 김순자 지부장 등 조합원 6명에게 농성장 철거 사실을 고지하고 농성장을 벗어날 것을 요구했다. 집행관은 농성에 사용된 냉장고 등 취사도구와 바닥에 깔린 단열재, 음향기기, 현수막 등을 철거했다.

김순자 지부장은 “강제집행을 예상했지만 어둠도 걷히기 전 새벽에 이렇게 올 줄은 몰랐다”며 “비가 와서 비를 쫄딱 맞고 학교 밖에 버려졌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최소한의 생존권 요구를 학교가 이렇게 대응해선 안 된다”며 “허정석 총장이 직접 무릎 꿇고 사죄할 때까지 싸울 것”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낮 12시 20분에 본관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파업을 이어갈 천막 농성장을 설치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를 비롯한 울산 노동단체는 20일 오후 울산과학대 본관 앞에서 긴급 집회를 열고 강제퇴거를 규탄했다. ⓒ 이상원 [출처: 울산저널]

이날 강제집행은 지난 7일 학교의 퇴거단행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데 따른 것이다. 법원은 노조가 본관 농성을 계속할 경우 강제 철거하거나 30만원의 강제이행금 부과를 결정했다. 학교 관계자는 “강제집행 기간이 내일(21일)까지였다. 오늘부터 학생들 시험도 있어 철거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강경일변도 학교행정, 해결 실마리 안 보여

한편 127일차를 맞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파업이 학교의 전방위 강경압박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학교는 지난 13일부터 노조가 농성 중인 본관 1, 2층 로비의 콘센트 전기를 끊었다. 본관 밖 수도시설의 물도 끊었다. 청소노동자들은 그동안 1, 2층 로비의 콘센트와 수도시설을 통해 필요한 전기와 물을 조달해왔다.

17일에는 교수, 교직원, 학생 500여 명이 노조가 매어둔 리본 등 게시물을 철거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학생들로부터 “교수들이 게시물 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학점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교가 학생을 동원해 파업 방해 행위를 한 것은 명백한 학생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지 강압적인 시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이상원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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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성에 진절머리남

    학생들한테 피해주면서까지 이래야하나요
    파업행위를 방해하는게 학생인권침해가 아니라
    이런식으로 학생들한테 피해주는게 학생인권침해라고 생각하는데요? 학교가 학생들 공부하는곳이지 민주노총이 시위하고 대모하라고 있는 곳입니까?
    5개월동안 학교 전기 막 쓰고 본관에 살림차려서 밥지어 먹고 그것도 다 학생들 학비입니다. 강제 철거 했으면 그만하셔야죠 외부에다가 천막치고 다시 살림 차리시는건 뭐죠? 그만 좀 하시죠

  • 도서관 건물장악

    학생입장에서 개인적으로라도 나무에 리본은 우리학교교정을 더럽혀서 다 때버리고싶었습니다. 이제 그만할때되지않았습니까? 우리학굡니다. 쓰레기통엎고 더럽힐꺼라면 나가주십시오. 그리고 인간적으로 학교시험기간에 확성기대고 교정에서 떠드는게 말입니까? 시끄러워서 공부를 못하겠습니다.

  • 노동자

    노동자 주장이 무엇인가요? 기사에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미치겠다정말

    제발 공부좀 하면 안되겠습니까 지난 기말고사때 도서관건물 장악해서 학생들 공부 못하게 하더니 이번엔 당신들때문에 행정본관 입구 막혀서 학생들이 이렇게 불편하게 공부를 해야됩니까 진짜 적당히좀 하세요 첨엔 그럴수도있지 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선 민주노총이 진짜 싫네요

  • 미치겠다정말

    그리고 리본뗀게 학점 주지 않는다고 해서 뗏다는데 증거를 확보했다니 이게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인가요 리본 뗀 저희 학생들은 저희학교 봉사단 사람들입니다. 축제 준비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학교측에 말하고 뗏고요 진짜 언론플레이 장난아니네요 남들이보면 당신들이 피해만받고 있는지 알겠어요 진짜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저희 학생들입니다. 등록금 내고 등록금으로 여러분들 임금 주고 여러분들 임금을 올리면 등록금을 올려야되고 결국 여러분들은 등록금인상을 원하고 있는겁니다. 자식같은 학생들이라며 욕하고 여러분들의 입장만 고수하며 이렇게 피해주는건 정말 화가나네요

  • 책임이누구에게

    그렇죠 학생이 피해 많이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빨리 대학이 이 문제에 책임을 져야하는겁니다. 파업이 싫으면 파업 안할만한 대우를 해주던가...생활임금도 못받아서 일하면서 빚지는 사람들이 파업하는 게 잘못입니까? 외주 돌리고 모른척하는 대학이 잘못이지. 그리고 울산과학대 한 해 적립금이 4백억이 넘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이 등록금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누가 만들었는지 진짜 비열하네요. 울산과학대 학우여러분 결국 우리 모두 노동자 되는 거 아닙니까? 분노의 화살을 돌려야 되는 건 청소노동자가 아니라 대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