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원 투표 ‘일일 점검’ 논란

회사 ‘투표참여 일일면담 점검표’ 작성

[출처: 울산저널]

20년 만에 파업 여부를 두고 갈등 중인 현대중공업에서 조합원의 투표참여 여부를 매일 점검하는 점검표와 투표소 감시 계획 등이 기록된 문건이 발견됐다. 회사가 노골적으로 투표를 방해하고 있다는 노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돼 논란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9월 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작했지만 다음날 긴급 회견을 통해 회사의 투표방해가 도를 넘어선다며 투표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노조가 이번에 홈페이지에 공개한 이 문서엔 그간 노조가 주장해온 회사의 노골적 투표방해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게 드러났다.

노조가 공개한 ‘투표참여 일일면담 점검표’를 보면 조합원의 성명과 직위 등과 함께 일자별 투표 참여 여부를 확인해 기입하는 공란이 있다. 공란은 O(참여), △(중도), X(불참)으로 나눠서 매일매일 해당란에 체크하도록 돼 있다.

노조는 “문서에는 ‘힘드시겠지만 일주일 정도만 고생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격려와 함께 일주일 동안 쓸 각 개인 성향평가 양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내려보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특히 관리를 독려하는 문건에는 ‘2000년대 사번 위주로 (투표참가) 분위기를 조장, 신입사원들까지 휩싸여 전사적으로 번져가고 있다’며 온건, 중도 성향인원을 재차 철저하게 관리하라는 당부도 곁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점검표에 따라 조합원 200여명 면담내용을 분석한 결과, 처음에 투표참여 성향을 보인 조합원이 며칠 뒤에는 불참을 결정한 내용까지 들어있다”며 “회사가 얼마나 집요하게 조합원을 회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점검표 외에도 특정 사업부 투표소를 모니터링할 담당자 명단과 행동지침을 하달하는 문건도 공개했다.

노조는 “회사 쪽의 불법행위가 무모하게 계속 이어지면 노조는 노동법 위반과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회사 쪽을 고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번에 공개된 문서처럼 회사 공식 방침과는 무관하다”며 “새롭게 노사가 대승적인 화합을 하려는 시점에 문서가 발견돼 난감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월에도 조합원들에 대한 개별 면담 내용과 성향등급 등을 기록한 회사측 면담계획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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