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00일, 1만 명 도심 집회 “양당합의는 시작일 뿐”

“미완의 특별법에 우리는 좌절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은 1일, 시민 1만 명이 서울 도심에 모여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범국민추모대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하루 전 여야 합의안을 미흡한 합의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를 시작으로 또 다른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사진/ 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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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1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00일 범국민 추모대회를 개최했다. 추모대회에 모인 1만 명의 시민들은 유족들이 요구했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유족들과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대책회의 역시 지난 31일 저녁에 발표된 세월호 특별법 양당 합의안을 ‘미완의 합의안’이라고 평가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 앞에 성역을 쌓으려는 정부와 여당의 태도가 세월호 특별법에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다만 유가족과 국민의 힘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라는 첫 걸음을 뗀 만큼, 이를 출발선으로 삼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경근 세월호가족대책위 대변인은 “4.16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아 모든 국민이 추모를 하기 위해 범국민추모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추모할 때가 아니다. 아직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늘 추모대회를 하는 이유는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마음을 모아 끝까지 손잡고 뛰어가기 위해서다. 그 길에 유족들이 앞장 서겠다. 유족이 앞장서는 이유는 우리 뒤에 국민여러분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쓰러지면 국민여러분이 일으켜 주시리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200일 동안 국민들이 보여줬던 뜨거운 마음과 응원의 힘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 앞으로도 저희 손 놓지 않고 끝까지 같이 가 달라”고 호소했다.

  [사진/ 김용욱 기자]

박래군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31일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양당 합의를 비판하며,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래군 위원장은 “어제 양당 특별법 합의는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결국 특검으로 넘겼다. 우리나라 정치환경이 참 더럽다. 야당이라고 믿고 맡겼지만 야당 노릇을 못했다”며 “정치가 부재한 시대에 유족들이 앞장서고 국민들이 함께해서 특별법을 만들었다. 미흡하지만 이것으로 다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의 첫 발을 떼자. 부족하면 다시 들고 일어나 개정 싸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제 첫 발을 뗐을 뿐이다. 하지만 특별법이 만들어졌다고 국민들의 관심이 식어버릴까 걱정이다. 이제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답게 앞장서서 나가야 하지 않겠나”며 “우리는 싸움을 멈출 수 없다. 4월 16일 한 명이라도 살아 돌아오길 바랐던 간절한 첫 마음으로 유족과 손잡고 가자.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날 범국민추모대회에는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고 권오천 군의 형 권오현 씨가 노래 공연에 나섰다. 가수 이상은 씨도 무대에 돌랐다. 참사 200일 동안의 싸움을 기록한 영상도 상영됐다. 고 안주현 군의 어머니 김영해 씨는 영상을 통해 “주현이가 야자하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하루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모든 것을 다 줘도 아깝지 않은 자식이 그렇게 됐는데 어떻게 설렁설렁 타협을 할 수 있나. 우리는 진실 규명을 바랐다”고 울분을 토했다.

고 권지혜 양의 어머니 이정숙 씨도 “지혜는 나에게 동반자라고 했다. 매일 같이 누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나를 재워 놓고 자기 방으로 갔다. 불 끄고 이야기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내가 잠들면 이불을 덮어주고 가곤 했다”며 “(지혜가) 가고 나니까 그런 자리도 빈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범국민추모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선언문’을 발표하고, 진실과 안전을 향한 길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진실도, 안전도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특별법은 이 길을 걸어가는 우리가 쥐는 연장일 뿐”이라며 “미완의 특별법에 그친 여야 합의 소식에 우리는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이 가족과 국민으로부터 나왔다는 점을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가족과 답은 손을 놓지 않겠다. 이 길의 끝까지 함께 가겠다”며 “저절로 오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여정이 바로 진실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추모대회가 끝난 뒤인 오후 7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종각역, 을지로2가를 거쳐 서울시청광장까지 도심 집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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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영

    그분들의 간절한 바램이 ㆍㆍㆍ 우리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