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쉬전장-창조컨설팅 노조파괴 증거 확보하고도 불기소 논란

사업주 면죄부 준 검찰 수사기록서 증거 드러나

(주)보쉬전장(대표이사 이만행) 사측과 창조컨설팅(대표 심종두)이 짜고 ‘대안세력’ 만들기 작업으로 노조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한 구체적인 증거가 검찰 수사기록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으로 결론내, 검찰의 노조파괴 사업주 봐주기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확인된 이 자료는 이미 알려진 사측과 창조컨설팅의 노사관계 합리화 전략회의 자료(2012.1.18)보다 부당노동행위 관련 증거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담겨있다.

친기업노조 설립 위해 ‘대안세력’ 작업...미팅 명단 나와
“검찰, 컨설팅은 했지만 실행 증거 없다더니...사업주 봐주기 확실”


노조파괴 컨설팅으로 논란을 빚은 창조컨설팅 심종두 전 대표는 2012년 12월 서울남부고용지청에 보쉬전장 관련 제안서와 보관서약서, 계약서(국문과 영문 각각 1부), 노사관계 전략회의 등 A4용지 146쪽에 이르는 8개 자료를 제출했다.

자료를 종합하면, 창조컨설팅은 2011년 8월 29일 노사관계 합리화 컨설팅을 사측에 제안했고, 약 두 달 뒤인 11월 2일 일명 노조파괴 공작을 도모하는 1년짜리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제안서의 핵심 내용은 기존 노조인 금속노조 보쉬전장지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대안세력을 만들어 친기업성향의 복수노조를 설립하는 것이다. 조합원에게 ‘금속노조 탈퇴분위기를 조성’하고 ‘징계 등 강력 대응’을 하면서 노조 내 ‘조직형태 변경’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한 4단계 추진 계획을 밝혔다. 추진단위는 보쉬전장 경영진과 실무진, 창조컨설팅 연구진의 상시회의 체계인 노사관계 전략회의다.



2012년 11월 16일(1차), 11월 23일(2차), 12월 14일(3차) 날짜의 3개의 노사관계 전략회의 자료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난다. 1차 회의에서 이들은 노조와 노동부 동향, 산별교섭과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단체협약 분석 자료 등을 통해 제2노조 설립을 타진했다.

2차에선 노동조합 내 계파와 성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노조 현장조직과 당시 노조 집행부 계보, 출신지역(향우회), 출신학교(동문회) 등이다. 각 조직대표 이름과 인원수까지 명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사측과 창조컨설팅은 ‘대안세력 조직을 위한 검토’를 했다. 금속노조 집행부 외 다수세력이 될 가능성이 있는 곳을 꼽고 ‘대안세력 조직을 위한 대상으로 선정해 접촉하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안세력을 접촉한 결과는 3차 회의에서 드러났다. ‘대안세력 핵심인자 접촉대상자 3명과 면담을 가진 결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보쉬전장 신00 부장이 12.6. 고00 반장, 12.7. 최00 조장, 12.9. 양00 반장을 각각 면담한 결과’이다. 추가로 나머지 대상자 면담과 동조자 모집 등의 계획을 세웠다.

보쉬전장지회에 따르면, 회사가 접촉한 3인 중 양모 씨는 두 달 뒤에 기업노조 위원장이 됐고 최모 씨는 기획국장이 됐다. 보쉬전장에는 2012년 2월 복수노조가 설립된 바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자료를 확보하고도 사업주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지난해 말 불기소 처분했고, 지난 6월엔 항고마저 기각했다. 창조컨설팅에서 작성한 문건이 사측이나 친기업노조에 전달돼 이를 실행했다는 직접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노조쪽 김상은 변호사는 “금속노조를 무력화시키는 구체 시나리오가 이번 자료에서 드러났다. 대안세력을 직접 만나고 대응 방향을 분석하는 등 지배 개입해 부당노동행위를 실행했다는 직접 증거”라면서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자료를 무시하고 사업주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활동 불법 몰아가기, 부당노동행위 자료 가득
“대전고법, 노조파괴 사업주 처벌하는 올바른 결정 내야”


창조컨설팅은 조합활동의 자유, 조합전임자 등 법에 보장된 노조 활동과 노사 단체교섭으로 합의한 근로조건 전반에 대해 ‘단체협약 독소조항’이라며 개정이 시급하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전략회의 자료엔 구체 분석과 실행 관련 자료가 포함됐다.

이들은 구체적으론 직원교육과 홍보 전략을 수립했다. 사측은 금속노조의 활동은 불법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이후 ‘RBKB’ 라는 경영소식지를 동원했다.

언론사와 노동부 및 유관기관 대응, 노조 쟁의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 및 징계 실행 등 계획도 세웠다. 사측은 당시 보쉬전장지회장이던 정모 씨를 2012년 2월 해고하고, 같은 해 11월 지회 간부 전모 씨 해고, 정모 씨를 중징계 조치한 바 있다.

노조 쟁의행위 증거 수집과 관련해선 부당노동행위로 볼 여지가 다분한 쟁의행위 대응, CCTV와 디지털카메라 등을 이용한 채증활동을 주문했는데, 이 요령을 기록한 자료는 A4용지 46쪽에 이른다.

계약서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파괴 공작비용으로 월 5천만 원씩 1년 동안 6억 원, 성공보수금 2억 원을 창조컨설팅의 자회사격인 휴먼밸류컨설팅에 지급했다. 동시에 창조컨설팅 심 전 대표와 김주목 전무 등 4명은 노조파괴 프로젝트 존재 여부부터 실행계획 등 전반을 제3자에게 발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영문 각서를 섰다.

금속노조 이화운 보쉬전장지회장은 “노조파괴 실행 직접 증거가 명백하고 계약서, 송금기록 등 노조파괴 핵심 증거가 있어도 검찰이 사업주를 처벌하지 않고 감싸줬다”면서 “대전고등법원은 재정신청 결과를 빨리 내야할 뿐만 아니라 노조파괴 사업주를 처벌하는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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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이

    이씨~~발년,놈의 판사 악마들아 벼락 맞아 뒤기를 국민들이 빌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