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임원 직선제 울산 유세

선거 공정성 담보 문제 거론...토론회 잠시 소란 빚기도

지역 유권자 100여명 참석

지난 8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한 민주노총 임원 직선제 후보들이 13일 울산을 찾았다.

정용건(위원장)-반명자(수석부위위원장)-이재웅(사무총장), 한상균-최종진-이영주, 허영구-김태인-신현창, 전재환-윤택근-나순자 후보조(기호순) 등 4개조 후보조는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울산 근로자복지회관에서 합동연설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호 1, 2, 3, 4번 위원장 후보들 ⓒ 이상원 기자

후보조별로 15분간 주어진 합동연설은 후보자들의 제비뽑기를 통해 허영구 후보조, 한상균 후보조, 전재환 후보조, 정용건 후보조 순으로 진행됐다.

허영구 후보는 “민주노총은 투쟁하는 조직이었다. 청와대, 노동부 장관이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서 한번 이야기 해보려고 하던 때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노동부 장관을 만나기도 힘든 지경으로 민주노총이 힘이 없다”고 지적했다.

허 후보는 “썩어빠진 진보정치가 여기까지 망가졌다”며 “투쟁이 진보다. 투쟁하는 조직들과 함께 투쟁하는 민주노총을 만들 것이다. 정기국회 끝날 때까지 여의도를 장악하는 투쟁을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균 후보는 “박근혜 정권과 한판 싸우지 않고는 우리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그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 후보는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이 대법에서 파기환송 당했다. 먼저간 25명의 동지들이 떠올랐다. 오늘 대법 판결은 결국 노동자는 투쟁해야 한다는 역사를 다시 확인 시켜줬다”며 “투쟁하는 해고자로서 현장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천만 노동자의 끓는 피를 어떻게 모아낼 것인가가 이번 직선제 선거의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재환 후보는 “민주노총 그 자랑스러운 이름만 빼고 다 바꾸자. 다 혁신하자”며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중장기적으로 전략과 전술을 준비할 반격2020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후보는 “아버지 세대 노동조합을 정리하고 후손들에게 생동감 넘치는 노동조합 넘겨주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섰다”며 “힘차게 동지들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용건 후보는 “당당한 노동 운동의 역사 속에서 여전히 현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를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은 꽤 긴 시간 패퇴의 시간을 이어오고 있다. 믿음과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집회에서 수백번씩 투쟁을 외치지만 투쟁 전선에서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와 자본의 강고한 전선에서 연대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며 “자본을 고립시키기 위해 우리가 제안하는 전략이 사회연대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합동연설을 마친 후보들은 저녁 6시부터 울산 유권자의 서면 질의에 응답하는 토론회를 한 시간 가량 진행했다. 이날 합동유세 현장에는 울산 지역 조합원 약 100여명이 참석했다.

선거 공정성 담보 문제 거론...토론회 잠시 소란 빚기도

울산근로자복지회관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임원 직선제 선거 후보자 합동유세에서는 직선제 선거의 공정성 담보 문제도 거론됐다.

민주노총 임원 선거 후보자들은 13일 오후 4시 30분부터 합동연설회를 연 후 저녁 6시부터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는 이날 유세현장을 찾은 유권자들이 사전에 작성한 질문지를 선관위에서 선별해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대자동차노조 한 조합원은 “직선제 선거의 공정성, 민주성 시비가 걸리면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느냐”는 물음을 적었다. 민주노총 임원 직선제 선거가 확정된 이후 줄곧 불안요소로 잠재돼 있는 부분을 직접 거론한 것이다.

선거관리위원은 “후보자들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대답해야 할 질문인 것 같다”며 “직선제가 처음은 아니다. 각 산별, 단위사업장별로 직선으로 대표를 선출하고 있다. 조직을 믿고 동지를 믿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선거관리위원은 “조직과 룰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면 후보들이 이렇게 참여하기도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함께 직선제를 잘 돌파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선거관리위원의 답변에도 불구하고 답변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질문자와 질문과 관련해서 의견을 피력하려는 후보자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영주 사무총장 후보(한상균 후보조)는 “조합원이 원하는 것은 선관위의 설명이 아니라 공정선거에 대한 후보자들의 결의를 원하는 것 같다”고 의견을 냈고, 정용건 위원장 후보는 “우려가 있다. 기호 1번은 어떤 일이 있어도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원은 “이 자리는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직선제가 가능하냐는 물음은 선관위의 소관”이라며 “죄송하지만 후보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기 때문에 그걸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양해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직선제 첫 공개토론회
전재환 후보 집중 공세 받아
지난 지도부 소속 정파 반성 요구


처음으로 직선제로 임원을 선출하는 민주노총이 15일 <국민TV>를 통해 인터넷 생중계로 후보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민주노총 내 최대 의견그룹(전국회의-중앙파-국민파) 연합으로 선본을 꾸린 전재환 후보에 대한 다른 후보의 집중 견제가 이뤄졌다.

세 가지 공통질문과 후보자간 지정토론, 후보자 주도권 토론 순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전재환 후보는 지정토론에서 세 후보 모두에게 질문을 받았고, 주도권 토론에서도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았다.

한상균 후보는 지정토론에서 “전재환 후보조는 통합지도부를 내걸고 있다. 다른 세 후보도 있는 상황에서 통합지도부가 무슨 의미인지 알 길이 없다”며 “지금까지 진행된 단일화를 통합이라고 생각하는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통합이라면 사실상 집행권 유지를 위한 봉합”이라고 지적했다.

전재환 후보는 “민주노총 내에 다양한 의견그룹이 존재하는데 의견그룹이 후보를 단일화해서 힘 있는 직선제로 조합원에게 다가가자는 취지로 논의가 진행된 바 있다”며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단위를 제외하고 할 수 있는 중통합이라도 해서 노총의 힘을 단결하는 기운을 만들어가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허영구 후보는 “전 후보가 인천본부장으로 있을 때 인천시가 아시안게임으로 어마어마한 토건사업을 했고, 재정을 낭비했다”며 “민주노총통일위원회와 인천본부는 북한에서 내려온 동포 선수단을 응원하고 참여하는 기자회견도 했다.

인천 재정이 어려운 지경에 처하고, 노동자 민중의 삶이 열악해지는 것에는 어떤 입장이었느냐”고 물었다.

전 후보는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모두 아시안게임 자체를 반대해왔다”며 “반대를 했지만 하는 걸로 결정된 이상 서해 평화를 이룰 수 있는 화해모드를 설정하기로 했고, 북에서 동포들이 내려오면 함께 응원단을 꾸리고자 했지만 정부에서 반대하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답했다.

정용건 후보도 “정파조직이 민주노총을 공격해서 연맹이 어려워졌다고도 한다”며 “운동에서 각자의 경향성은 존재하지만, 민주노총에 정파가 복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파가 이를 흔드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전 후보는 “정파와 관련해서는 어떤 단위도, 모든 후보들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정파 입장이 다양하지만 서로 다른 정파가 힘을 합쳐 어려운 상황에서 대동단결하고 힘 있게 뭉치자는 취지로 통합지도부를 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균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전재환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한 후보는 “과거 민주노총을 이끈 분들이 반성이 없다. 준비된 지도부라고 하는데 지난 10년을 답습하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며 “특히 2015년을 준비기로 규정하고 2016, 17년 총대선을 겨냥한 투쟁이야말로 지난 2012년에 한번 써먹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전 후보가 “민주노총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누구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오히려 여기 계신 다른 두 후보가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했던 분이고 저는 비상대책위원장 밖에 경험이 없다”고 말하자 한 후보는 “(전 후보가) 반성할 것이냐고 묻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전 후보는 “반성할 것이 있으면 반성하겠지만, 뭘 반성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는 “지난 10년간 정파적으로 반성해보길 바란다. 거대 정파를 이끌어온 핵심으로서 그 부분에 대한 반성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후보는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으로 있을 때 비정규직법 개악을 막기 위해서 치열한 투쟁을 했다”며 “정파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직선제 후보들, “선거결과 승복”
대구 합동유세서 약속 서명판에 서명해


  4개조 위원장 후보들이 선거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서명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민 천용길 기자

설립 20년차 민주노총을 이끌 임원을 직선제로 뽑는 선거의 공정성 담보 문제가 지적되는 가운데 4개 후보조는 “선거결과에 무조건 승복하고 조합원 선택에 따를 것”이라고 약속했다.

17일 대구에서 진행된 합동유세에서 4개 후보조는 민주노총 대구본부가 마련한 ‘민주노총 직선제 승리를 위한 후보들의 약속’ 서명판에 함께 서명하고 결과에 승복할 것을 약속했다.

서명판에는 “우리 후보들은 개인의 당선만이 아니라 민주노총 첫 직선제를 잘치러내는 것이야말로 80만 조합원 모두가 승리하는 길임을 각인하고 대구지역 조합원들에게 아래와 같이 약속한다”고 밝혔다.

서명판에서 밝힌 약속 조항은 모두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 “우리후보와 선본은 단 하나의 부정선거 시비라도 발생되지 않고 아름다운 경선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선거결과에 대해 무조건 승복하고 조합원의 선택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각 후보조의 위원장 후보들은 대구지역 합동유세를 마친 후 이 서명판에 서명을 하고 함께 약속을 지킬 것을 다짐했다.
덧붙이는 말

이상원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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