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학생들 지역 방송국 장악, 대통령에 사퇴 최후통첩

시위 중 43명 실종사건에 50만 시위...정부, 테러행위로 기소

멕시코 대학생들이 23일(현지시각) 페냐 니에토 대통령에게 사퇴하지 않을 경우 시위를 확대하겠다며 최후통첩을 했다고 <텔레수르>가 보도했다.

멕시코 학생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9월 26일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에 맞선 시위 중 6명의 학생과 시민이 사망하고 43명의 학생들이 실종된 게레로 주 칠판싱고에 위치한 라디오방송국 2개에서 송출됐다. 이 방송국들은 앞서 학생들이 점거해 장악하고 있다.

[출처: "RAUL ISIDRO BURGOS" 페이스북]

멕시코 정부는 게레로 주 이괄라 시장과 경찰이 범죄조직에 연루됐고 학생 실종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 실종 사건은 국가가 낳은 범죄라면서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지역 정부의 범죄에 한정하는 한편 시위에 대해서는 탄압 조치에 나서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20일 멕시코 혁명기념일에 최고조에 달한 시위 참여자 일부에 대해 테러 행위를 문제로 기소했다.

지난 20일 멕시코 16개 주 전국에서 약 50만 명은 실종된 교대생 43명에 대한 진상조사와 페냐 니에토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날 수도 멕시코시티 쏘깔로에서 수만 명은 검정색 옷을 입고 검게 물든 멕시코 국기를 들고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왕궁 앞에 집결해 격렬한 시위를 전개했다. 사람들은 애초 평화로운 시위 행진을 벌였으나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하면서 양측은 격렬하게 충돌했다.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다.

경찰은 다른 지역에서도 극심한 탄압에 나서 시위대 다수를 연행했다. 경찰은 20일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서 16명을 연행했으며 다른 15명을 쏘깔로 지역에서 체포하고 이중 11명에 대해 폭동, 살인 미수, 범죄와 테러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기소했다.

이날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인해 멕시코 인권위원회도 비판 성명을 내는 등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폭력은 실종 사건 후 새로운 국가 폭력에 대한 논란을 낳고 있다. 시위를 취재하던 언론인 8명도 경찰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한편, 시민단체는 23일 실종된 학생 수색 중 4개의 새로운 암매장지를 발견해 학생들의 실종 사건을 매듭지려는 정부의 방침은 더욱 어렵게 됐다. 9월 26일 이후 발견된 암매장지는 15곳에 이른다. 그러나 실종된 학생들과 연관됐다는 증거는 발견되고 있지 않다.

실종된 43명에 대한 진상규명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이들은 아카풀코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있으며 월마트와 같은 매장도 점거하고 사람들에게 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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