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이 다른 ‘강남구’...노점단속 용역비·단속건수 압도적 1위

노점단속 예산 7억 이상, 서대문구와 50배 차이...단속건수 1,524건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가 노점 단속을 위한 용역비 예산을 가장 많이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올해 노점단속 관련 예산만 7억 원 넘게 책정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25개 자치구별 노점 단속관련 예산 규모와 관련해 강남구가 총 7억 2천6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책정했다. 단속 예산 규모가 가장 작았던 서대문구(1,517만 원)와 비교해 약 50배에 달하는 액수다.

[출처: 민주노련]

2위는 5억 8천700여만 원을 책정한 종로구이며, 3위는 총 5억 1천557만 원을 책정한 중구다. 서초구도 4억 8천459만 원을, 영등포구도 3억 3천200만 원 가량을 노점 단속 예산으로 책정했다.

강남구는 25개 자치구별 단속건수에서도 압도적이었다. 25개 자치구 중 올해 노점 단속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로 총 1,524건의 단속을 실시했다. 2위는 서초구로 1,021건, 3위는 종로구로 732건, 4위는 중구로 660건의 단속건수를 기록했다. 서울시에서도 강남구, 서초구, 종로구, 중구, 영등포구 등 5개 지역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해 집중적으로 노점단속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자치구별 용역계약을 체결한 업체 현황을 보면, 중구의 경우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와 노점 단속을 위한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용산구는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와, 구로구는 ‘대한상이군경회 구로구지회’와 각각 용역 계약을 맺었다. 강남구의 경우 ‘사회복지법인 한국노인생활지원재단’과 용역 계약을 맺었다.

강남구청은 ‘빈곤철폐의 날’이었던 지난 10월 17일, 용역반 100여 명을 동원해 강남대로 노점 행정대집행을 실시했으며 그 과정에서 용역반과 노점상 간의 충돌이 발생했다. 이후에도 11월까지 약 한 달 동안 8~9차례에 달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강남대로 노점상들은 강남구청이 폭력적인 강제철거를 단행하고 있다며 60일 넘게 강남대로 컨테이너 농성장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30여 개 시민사회 및 정당 등이 ‘강남대로 노점탄압 반대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사무처장은 “강남구청의 노점 단속 예산 책정은 노점 규모와는 관계가 없다. 아무래도 중구나 종로구 쪽에 노점이 많은 상황”이라며 “강남구청은 강남이 전 세계적인 도시이며 디자인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노점 단속에 가장 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최근 국제적인 행사들이 강남에서 많이 개최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강남구청 관계자 역시 “25개 자치구의 노점 단속 예산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강남구의 예산 규모에 대해 타 지역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 “강남대로가 강남의 명소이자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 않나. 그럼에도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노점을 하는 행위에 대해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이 불편하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고 노점 철거 이유를 밝혔다.

또한 강남구청 측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노점 단속을 실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구청에서 불법적으로 강제철거를 한다고 하는데, 그들이 컨테이너(농성장)를 불법을 갖다 놓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냐”며 “단속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노점상들이 요구하고 있는 강남구청과의 대화 테이블이나 합법적인 규격 노점 도입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강남대로 노점상들은 규격마차를 도입해 세금을 내고 합법적으로 노점을 운영하게 해 달라며 강남구청에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구청에서는 2008년부터 수 십 차례 인근 이면도로로 이동하라고 요구했지만, 자기들 땅인 것처럼 못가겠다고 하는 상황이어서 대화 자체가 안 된다”며 “세금이라는 것은 도로점용세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사실상 액수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에 대해 최인기 사무처장은 “도로점용로는 면적당 해당 지역의 공시가를 계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남대로의 도로점용로가 가장 높다. 합법적으로 세금을 내고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인데, 강남구청이 최근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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