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와 ‘원자력 옹호기사’ 주고받은 지자체와 언론

경북도, '원자력클러스터' 홍보비로 4년 동안 6억원 썼다

경상북도의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관련 홍보비 가운데 상당수가 ‘기사성 광고’임이 드러났다. 경상북도는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난 2011년 <영남일보>와 <매일신문>에 원자력 기획연재 기사 12건에 1억 5천만 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원자력 클러스터’ 관련 홍보비에 총 6억 9백만 원을 썼다.

지난 4년(2011~2014) 동안 경상북도가 ‘원자력클러스터’ 관련 홍보비로 쓴 돈은 총 6억 9백만 원이다. 연도별로는 2011년 1억 5천(12건), 2012년 2억 6천 7백(17건), 2013년 1억 1천 2백(5건), 2014년 8천(3건)만 원을 썼다.

기자는 경상북도에 ‘원자력클러스터 관련 홍보비 집행내역’을 정보공개청구했고, 경북도가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일자 신문을 살펴봤다. 그러나 지면신문 어디에도 전면광고, 하단광고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원자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기사만 확인했다.

  2011년 <영남일보>와 <매일신문>에 연재된 원자력 관련 기획기사 일부. [사진=영남일보, 매일신문 지면 갈무리]

원자력클러스터 홍보의 시작은 2011년 9월 8일부터 10월 21일까지 매주 7차례 <영남일보>에 연재된 ‘원자력 새 창을 열자’다. 경상북도는 ‘지면광고’ 명목으로 회당 1천만 원씩 총 7천만 원을 썼다.

후쿠시마 사고로 원전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던 해였지만, 기사의 주된 내용은 ‘원전의 안전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다. 제목만으로도 기사 내용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 아래는 <영남일보>에 7회 동안 연재된 기사 제목이다. 기사에서 ‘기사성 광고’임을 알 수 있거나 ‘경상북도의 지원을 받았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단광고를 제외하고 한 면을 털어 연재한 기사는 △안전성 강화 원자력 발전 포기는 없다 △후쿠시마 사고인한 사망자 전무 막연한 공포심가질 필요는 없어(2011년 9월 8일)부터 △지역민 불안 최소로 줄이고, 혜택은 최대한 늘리고(9월 15일), △생각의 차이 "원전은 친환경 수출 효자상품"(9월 22일), △센강물 원전 냉각수로, 또 파리시민 식수로(9월 29일), △아직까지 대체할 에너지원이 없다(10월 6일), △"지금까지 소통 부족했다 주민이 안심하도록 해야", △기술 자립·수출 쾌거…準국산 에너지원(10월 13일), △원전 신뢰 위해 소통 확대 안전운영 최우선, △신울진 원전 2기 건설, 1조5200억 지원 '경기 빛 본다'(10월 21일)이다.

  2011년 원자력클러스터 관련 홍보비 집행내역 [출처=경상북도]

그리고 11월 22일부터 <매일신문>에도 매주 5차례 ‘원자력의 미래 동해안에 있다’가 연재됐다. 역시, 경상북도는 ‘지면광고’ 명목으로 회당 1천6백만 원씩 8천만 원을 썼다.

<매일신문>이 연재한 기획 기사 제목은 △자원빈국 ‘에너지 안보’ 중요… 모범답안은 원자력 발전, △한국 원전 역사(11월 22일), △日후쿠시마 사고로 주춤…원자력 발전 ‘큰 흐름’은 계속(11월 29일), △세계 원전시장 2,900조원 규모…‘수출 전진기지’ 조성 서둘러야(12월 6일), △국내 최다 원전 보유에도 연구시설 전무...동해안 클러스터 조성 시급(12월 13일), △지역경제 살리는 신성장 동력…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이 정답,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이 낙후된 지역경제 살린다”(12월 20일)이다.

  2012년 원자력클러스터 관련 홍보비 집행내역 [출처=경상북도]

최근 4년 가운데 가장 많은 홍보비를 쓴 2012년(2억 6천 7백만 원)에는 다양한 언론에 홍보비를 지출했다. 지역지뿐 아니었다. 중앙일간지, 중앙경제신문부터 인터넷신문까지 포함됐다. 경북도는 <대구신문>에 1억 원(8건)을 지출했고, <포항MBC>, <주간경향>, <매일경제>, <매일신문>, <뉴시스아이즈(대구경북)>, <경상매일신문>, <전기신문>, <한국일보>, <에너지신문>에 각 1건씩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비를 지불하고 모두 기사가 게재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지나간 지면보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은 언론사가 많았다. 하지만 중앙일간지인 <매일경제>와 <한국일보>에는 ‘기사성 광고’로 경북도가 광고비를 썼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2년 7월 3일 <매일경제>는 C섹션 1면을 털어 원자력 클러스터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李대통령 "원전은 30년 내다본 사업… 적극 지원", △해양비즈니스 중심 경제자유구역 추진, △영덕·울진·경주 지역을 원전 메카로 집중 육성)

또, 한국일보는 아예 섹션B 8면 전체를 할애해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를 홍보했다. 그나마 전면광고로 2면이 포함돼 있었다. 그 덕분인지 경북도가 <한국일보>에 쓴 광고비는 4천4백만 원이다.

나머지 6면의 기사 제목은 △경북 동해안, 세계 '원자력 메카' 를 꿈꾼다 △글로벌 경쟁력 갖춘 대한민국 원자력 복합단지로… △"원전 안전을 위해 원자력클러스터 조성해야"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의 전망과 육성 △"그래도 기댈 것은 원전 뿐이다" △"세계 원자력 국제표준을 경북이 마련하겠습니다" △"세계적 원자력 연구 허브 조성하겠다" △"신규원전 지정고시… 경제 활성화 기대"이다.

2년 동안 일간지를 중심으로 홍보에 나섰던 경상북도는 2013년부터 방송으로 관심을 돌렸다. 2013년에는 △대구MBC 라디오 캠페인(2건) △대구MBC 라디오 제작으로 1억 원, 엠플러스한국 지면광고로 1천만 원, 산업저널 지면광고로 2백만 원을 집행해 총 1억 1천2백만 원을 썼다.

2014년에는 △TBC TV광고(3천 5백만 원) △포항MBC TV광고(1천 5백만 원) △KTX 기내방송 광고(3천만 원) 총 3건 8천만 원으로 홍보비용이 줄었다.

  2013, 2014년 원자력클러스터 관련 홍보비 집행내역 [출처=경상북도]
덧붙이는 말

천용길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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