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충청 기사에 대한 금속노조의 갑질

[입장] 지난 6월 삼성서비스지회 보도와 관련해

미디어충청은 지난 6월 삼성서비스지회의 비공개 교섭과 관련한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기사로 말미암은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고 7월 14일 ‘사실관계 확인 및 진상조사’를 금속노조에 공식 요구했었다. 이후 금속노조와 간담회를 거쳐 공문으로 확인한 것은 ‘미디어충청 기사가 삼성서비스 지회 교섭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와 ‘취재 거부 등을 어떤 단위에서도 결정한 바 없다’는 금속노조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하여 미디어충청이 요구한 금속노조의 사과는 거부되었다. 물론 사건 당사자들 개인의 사과나 금속노조 차원의 어떤 조치도 없었다.

사전에 등재되지 않았지만 흔히 쓰는 말 중에 ‘갑질’이라는 게 있다. ‘갑’으로 대표되는 상대적으로 힘 있는 사람, 집단의 행동, 요구, 가치 따위를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한다.

미디어충청 기사에 대한 금속노조의 행위는 갑질이었다. 금속노조 최고위 중앙임원과 삼성서비스지회 교섭담당자는 ‘교섭안을 공개함으로 인해 노조가 곤란을 겪는다’, ‘모 언론에서 교섭안 전문을 공개해 교섭이 휘청휘청했다’는 발언을 공개석상에서 한 바 있다.

삼성서비스지회 조합원을 비롯한 대중에게 금속노조 담당 중앙임원과 교섭 담당자가 한 발언 중 최소한 미디어충청 교섭안 공개와 관련한 발언은 거짓이다. 그런데 금속노조는 사과할 수 없다고 한다. 미디어충청뿐 아니라 거짓말에 대해 조합원에게도 사과한 바 없다. 무릇 직선으로 선출된 임원과 교섭을 책임진 간부는 조합원 대중에게 져야 할 책임, 대중을 기만하지 말아야 할 도덕적 책임을 찾을 수 없는 행태다.

분풀이 하듯 입에서 나오는 데로 발언하고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의 태도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던가?

결과적으로 금속노조 갑질이 가린 것

삼성서비스지회 비공개 교섭과 관련하여 노조운동진영 논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내부 문건에서는 삼성서비스센터의 불법파견에 대한 요구가 있었으나 교섭과정에서 쟁점화 하지 않았고 이 부분에 대한 논쟁이나 평가지점은 금속노조 내 다른 사내하청과 달랐다고 한다. 물론 모든 논쟁이 좋은 것도 아니고, 사업장 사정이 다르고 다양한 변수가 있기에 자로 재단하듯 모든 논쟁지점이 일치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해 금속노조가 10년을 투쟁했던 ‘불법파견, 위장도급’에 대한 논란은 ‘바지사장은 가라’는 정도의 구호에 머물렀다.

미디어충청이 처음 ‘삼성서비스 취재후기’를 실을 때만해도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취재방해 및 조롱과 책임전가 행위를 드러내고 원만히 문제를 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후 금속노조와 관계자들의 태도는 ‘모르쇠’와 ‘무시’로 일관하기였다.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는 있지만 사과할 수 없다거나 ‘금속노동자’를 통해 미디어충청의 기사를 왜곡한 것에 대한 공식 항의에 묵묵부답인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런 태도들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갑질은 어디서 연유했나

이따금 갑질은 엉뚱한 화풀이로 나타난다. 삼성서비스 비공개 교섭에 대한 미디어충청의 기사가 ‘화를 내고 싶을 때 화풀이 대상’이 돼 준 꼴이라고 해야 하겠다. 사실 기사 자체의 문제의식만을 놓고 볼 때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금속노조나 활동가들 사이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를 정파 틀에 가둔 사회진보연대 한지원 씨의 페이스북 글과 내부 카톡방 공지 글이 등장했고 이후 미디어충청과 정재은 기자에 대한 일련의 사건이 있었다. 한지원 씨의 글에서 유추해 본다면 기사가 보도될 즈음 비공개교섭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노사 관계라는 게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조심 교섭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그만큼 긴장하고 예민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조합원에게 없는 일을 말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가 ‘긴장과 예민함 때문이었다’고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더더욱 조합원을 기만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는 더더욱 노동조합과 간부의 태도로 옳지 않다. 혹 문제가 뭐였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면 이는 갑질 중의 갑질, 수퍼 갑질이라 하겠다.

어떤 이유로 집회라는 공개석상에서 조합원과 대중을 향해 그런 거짓말을 했는지는 금속노조 내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의도한 발언인지 단순 말실수였는지 조사하고 처리하는 것은 금속노조 내부 절차와 규정에 따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조합원과 대중을 향해 발언한 것이기에 어떤 형태로든 진상조사와 공식해명 사과와 같은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했다. 15만 조합원이라는 민주노총 최대조직이기에. 하지만 금속노조는 그러지 않았다. ‘교섭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관계는 확인할 수 있지만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혹시 ‘니들이 어쩔 건데’라는 관료적 태도, 갑의 가치가 금속노조에 시나브로 똬리를 튼 건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미디어충청의 제기는 명확하다. 15만 금속노조 지도부는 그에 걸 맞는 발언과 책임이 따른다. 노동조합 내부, 조합원 대중에게 뿐 아니라 노동조합운동이 설득하고 공감을 얻어야 할 비조합원 일반 대중을 향해서도 일정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고의든 실수든 조합원과 대중에게 거짓말을 했다면 이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책임이며 노동조합운동이 정당성을 획득하는 바탕이다.

제발 ‘뭐 그런 일 가지고 금속노조가 사과까지 또는 임원이......’라는 태도로 이 문제를 바라보지 말기를 부탁한다. 임원과 간부가 발언했기에 문제가 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