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오세훈 때 용산참사 생계대책 합의 이행 약속

참사 6주기 추모식, 전시회 개최...서울시, 참사 기록 박물관 계획 발표

2009년 1월 20일 경찰이 용산 4구역 철거민 망루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졌던 용산참사 6주기를 맞아 추모식과 용산참사를 기억하는 추모 전시회가 열렸다. 특히 전시회 오픈식엔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2010년 오세훈 시장 당시 서울시와 용산참사 대책위가 합의했던 생계대책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시장은 또 용산참사 기록보고서와 박물관 건립 등을 통해 참사의 기억을 제대로 기록하고 도시재생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도 했다.



20일 정오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한 6주기 추모식엔 지난 11일 출소한 남경남 전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이 처음 추모식에 참석했다. 남경남 전 의장은 용산참사 당시 망루농성을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으로 기소돼 징역 5년 형을 받고 만기 출소했다.

남경남 전 의장은 참사 당시 숨진 5명의 열사 이름을 부르며 “이렇게 늦게 찾아온 죄인이 감히 임들의 이름을 불러 본다”며 “억울하고 원통한 임들의 한과 명예를 풀고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 우리 산자들의 몫이지만 아직 우리 힘이 부족한 듯하다”고 원통해했다.

유가족 전재숙 씨는 “저희들 마음은 2009년 1월 20일 그 시간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며 “용산참사가 6년이 지났지만,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용산 철거 반대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왔다 숨진 순화동 철거민 윤용헌 열사 유가족 유영숙 씨는 “남편이 돌아가시고 저희 철거 지역인 순화동은 7년 동안 빈 공터로 있다 작년에 공사를 시작했다”며 “지금 18일 천막을 치고 순화동 투쟁을 시작했다. 저희 남편이 그렇게 바라던 순화동 투쟁을 꼭 승리하겠다”고 연대를 호소했다.


6주기 추모식이 끝나고 오후 4시엔 서울시 시민청 지하 1층 갤러리에서 용삼참사 6주기 추모전시회 오픈이 열렸다.

오픈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용산참사 과정에 서울시의 책임도 없지 않다. 과거를 제대로 반성하고 성찰해 용산참사 같은 기억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늦었지만 서울시가 나서고자 한다”며 “무엇보다 후대에 물려줄 기록보고서를 하나의 박물관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유가족, 학계 등 다양한 의견과 용산참사 전후 과정 등 관련 자료를 모아 백서를 제작하고, 백서 외에도 서울시가 구상하고 있는 도시재생 박물관 일부를 용산참사 관련 독립된 박물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박 시장은 이어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그때 당시 약속했던 것 중 하나가 (용산 철거지역 공사장) 함바(공사지역 전용 식당)를 드리기로 했는데 지금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실행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이 지역이 아니어도 다른 지역에 함바를 만들어 드리면 최소한 생계보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고 말해 합의 이행을 약속했다. 박원순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유가족 유영숙 씨는 순화동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며 요구사항이 담긴 문서를 박 시장에게 전하기도 했다.

이번 6주기 추모전시회는 사진가 노순택, 정택용, 다큐멘터리 감독 김일란, 이혁상, 판화가 이윤엽, 조각가 나규환, 디자이너 권준호, 미술가 전진경, 기획자 문화연대 신유아 씨가 참여했다. 전시회는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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