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유산업 3만 비정규노동자 파업...1980년 이후 처음

에너지기업의 탐욕, 노동자와 지역사회 착취

미국 정유산업의 비정규 노동자 3만여 명이 35년 만에 처음으로 연대 파업을 시작했다.

미국 일간 <블룸버그> 등에 의하면, 미국철강노조(USW) 소속 노동자 3만여 명이 1일(현지시각) 자정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노동자 다수는 비정규직이며 이들이 속한 정유공장은 모두 9개에 이른다. 미국 원유 정제량의 10%에 달하는 정유시설 64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출처: 미국철강노조]

석유노동자들을 대표한 철강노조와 에너지업계를 대표한 로열 더치 셸은 지난 21일부터 임금과 작업장 안전 조건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에너지업계 당사자는 엑슨모빌, 셰브런 사 등이다.

철강노조 국제위원장 레오 제라드는 “셀이 협상을 거부하고 자리를 떠났다”며 “우리는 조업을 중단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이번 파업을 통해 임금 인상 외에도 초과노동, 불안전한 노동 여건, 노동자와 지역사회를 위협하는 화재, 화학가스 방출과 누출, 폭발 등 위험한 작업장 안전 요건, 노조 탄압, 계약직 확대 등의 문제를 개선하고자 한다.

에너지기업의 탐욕, 노동자와 지역사회 착취

철강노조는 파업에 앞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에너지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며 우리가 요구하는 변화를 이행할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그러나 에너지기업들은 너무 탐욕스러워서 작업장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들은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노동자와 지역사회로부터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가 대표하는 전국 수준의 단체 협상은 3년마다 진행된다. 파업에 나선 3만 명 중 다수의 노동계약은 지난달 31일부로 종료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파업에 참가하는 노동자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철강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을 강행할 경우 미국 석유 생산량의 64% 이상을 중단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철강노조는 1980년 이래로 전국 수준의 파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2008년 유가폭락 이후 셀과 노조 대표단은 협상을 해왔다.

미국철강노조는 북미에서 가장 큰 민간부문 노동조합이다. 금속, 광산, 고무, 삼림, 에너지, 화학 등 85만 노동자를 대표한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65개 정유기업, 230개 정유공장, 정유 터미널, 파이프라인 노동자들이 참가하고 있다.

셀 측은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서 철강노조와의 차이를 해결하는 데 열중하고 있으며 가능한 일찍 협상을 재개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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