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7명 대규모 정리해고 위협 하이디스, 대만 원정투쟁 나선다

대만 이잉크 자본 ‘먹튀’ 논란...“수익 올리고도 투자 없이 공장폐업”

대만 이잉크 자본이 하이디스 이천공장 폐쇄를 예고하면서 377명의 노동자들이 대규모 정리해고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하이디스의 지분 95%를 갖고 있는 이잉크 자본은 공장을 폐쇄하고, 특허부문만 법인으로 분리한다는 계획이어서 외국투기자본의 ‘먹튀’ 논란이 또 다시 재현될 조짐이다. 노조는 오는 8일, 이잉크와 모회사인 YFY그룹 면담을 요구하는 대만 원정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지회장 이상목)는 5일 오전 11시,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공장폐쇄 철회,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대만 원정투쟁 및 지킴이 운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상목 지회장은 “작년에 누적적자를 다 해소했고, 1천 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중 130억 만 투자해도 전체 직원을 다 먹여 살리고 추가채용까지 할 수 있다는 사업계획이 나왔지만 이잉크가 승인을 하지 않았다”며 “대신 이잉크는 공장폐쇄와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외국자본의 먹튀 문제를 이번에도 해결하지 않는다면, 제2의, 제3의 하이디스 먹튀문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이디스는 지난 2002년 중국기업인 비오이에 인수된 후, 4,331건의 기술유출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2006년 부도사태 이후, 2007년에는 대만기업인 이잉크사가 하이디스를 인수했으나 이천공장에 대한 기술개발이나 설비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물량이 점차 감소하면서 2013년에는 900명의 노동자 중 500여 명이 반강제 권고사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잉크사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이천공장 설비에 투자한 돈은 매출액 대비 2%에 불과한 400억 원이다. 지난해 하이디스가 특허권 수수료로 올린 수익은 1천 억 원에 달한다. 특허권 사용료의 일부를 설비투자에 나섰다면 경영정상화가 가능하지만, 이잉크는 경영정상화 대신 ‘공장폐업’을 선택했다. 하이디스는 희망퇴직 확인서를 통해 ‘향후 회사의 특허사업의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서약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장폐업을 통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특허권 장사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의도다.

이상목 지회장은 “작년에 1천 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냈고, 향후 특허수입료로 대략 10년 동안 4천억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투자해서 하이디스가 자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공장을 폐업하겠다는 것”이라며 “사장은 1월 7일 양 노조 대표자를 불러 공장폐쇄와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하겠다고 예고했다. 현재 희망퇴직을 받고 있고, 2월 말이 되면 정리해고를 통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지난 2일부터 회사 측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는 공장폐쇄 결정권이 있는 대만 이잉크사와 모회사인 YFY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대만 원정투쟁을 벌인다. 원정투쟁단은 YFY본사 앞 노숙과 기자간담회, 출근선전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1차 원정투쟁 이후에는 대규모의 2차 원정투쟁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노동계와 시민사회, 학계, 법조계, 종교계 등과 ‘하이디스 지킴이 운동’을 제안하고 외국투기자본 문제와 관련한 대중적 운동을 벌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각계 주요 인사들이 하이디스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조직하고, 이천시의 관련법 개정 검토 사례와 같이 국회에서 법제도개선을 논의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

하이디스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지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