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5천명, 나토 반대 시위...“나토에 평화는 없다”

나토, 서구 경제와 정치적 이익 위한 전쟁동맹

독일 뮌헨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안전보장회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7일(현지시각) 5천여 명이 모여 “나토에 평화는 없다”며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집회는 독일 평화운동단체 평화사회(DFG), 반세계화그룹 아딱(Attac), 좌파당 등 수백 개 단체가 연대한 ‘나토 안전보장회의에 반대하는 행동동맹’이 개최했다. 나토 안전보장회의는 지난 6일부터 이슬람국가(IS) 테러와의 전쟁, 러시아와 서구가 격렬히 대립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방침을 논의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반대 단체들의 시각은 다르다.

[출처: 융에벨트 화면캡처]

‘나토 안전보장회의에 반대하는 행동동맹’은 성명을 통해 “나토는 가장 부유한 서구 자본주의 각국의 군사적 수단”으로 “경제와 정치적 이익을 지구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한 전쟁동맹”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나토가 “전 인류를 위협하고 세계 부의 40%를 소유한 1%를 위한, 인간과 자연을 착취하고 동시에 생활토대를 파괴하는 세계질서를 보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가 확산될수록, 기업, 은행과 군수산업의 이익 추구는 더욱 잔인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았다.

행동동맹은 특히 “나토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리비아에서 실패한 뒤 이제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부활시키고 동유럽 나라에서의 나토 군사지역 확대, 신속기동대 4000명 증강, 키예프 군사 지원, 우크라이나에서의 나토군 훈련과 나토 미사일 방어 확대 등 위험한 적대 정책을 관철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토는 또 “새로운 적군을 만들면서 군비 증강을 정당화하고 관철시키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또 안전보장회의는 “나토의 정당성을 위한 효과적인 선전용 행사일 뿐”이라고 봤다.

행동동맹은 독일에 대해서도 “독일은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이라는 가면 아래 새로운 열강 정치를 주요 외교정책으로 삼고 있다”면서 “파시스트들이 관철한 키예프 정부에 대한 지원도 수락했다”고 비판했다.

“나토의 거짓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독일 언론들에 따르면, 전국에서 모인 활동가들은 나토 안전보장회의 행사장 인근에서 “평화는 무기로 지킬 수 없다”, “러시아에 대한 악마화를 멈추라”, “나토가 두려움을 만든다”, “나토의 전쟁은 사업이다”는 등의 문구를 들고 가두 행진에 나서 항의했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인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에 반대하는 피켓도 보였다. 독일 정부는 3,600명의 경찰을 투입해 시위를 통제했다.

집회에서 클라우스 슈레어 조직가는 “나토는 거짓을 말한다”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며 “우리는 나토와 군사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선전행사를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이 집회 전에는 독일을 방문 중인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도 진행됐다. 집회에는 러시아기와 옛 소련기,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도네츠크루간스크인민공화국’ 깃발도 보였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살인자’, ‘전범’이라고 비난하고 동부와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나토는 매년 2월 독일 뮌헨에서 안전보장회의를 진행해 왔다. 평화운동 단체들도 때마다 반대 시위를 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2003년 시위대의 수는 최고조에 달해 2만 명까지 늘었으나 계속 줄어들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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