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로자바 여성해방 운동...IS 때문만은 아니다

여성 해방이 핵심 원칙...우리 사회 내부의 혁명도 중요한 문제

[편집자 주] 시리아 북부 코바니 쿠르드인들의 이슬람국가(IS) 격퇴를 계기로 ‘로자바 혁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 혁명은 다양한 민족과 종교 사이의 평등 뿐 아니라 중동지역에서 억눌려 왔던 여성 해방을 핵심 원칙으로 간주한다. 쿠르드 여성운동 연구자 딜라르 디리크(Dilar Dirik)에게 쿠르드 여성운동에 관해 물은 독일 진보 언론 <타츠>의 인터뷰를 전한다.


[출처: http://dilar91.blogspot.kr/]

타츠: 당신은 왜 쿠르드 여성운동을 연구하게 됐는가?

디리크: 나 스스로 쿠르드 여성이다. 난민이 돼 독일에 왔다. 이 때문에 내 삶에서 정치는 항상 중요한 것이 됐다. 내가 쿠르드 여성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당시에는 별로 중요한 주제가 아니었다.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기록들도 전혀 없었다. 이제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사람들이 내게 와서 묻는다. 이러한 관심은 2013년 파리에서 3명의 쿠르드 여성운동가(사키네 칸시즈, 피단 도간, 레일라 소일메즈)가 피살된 후 시작됐다(이 사건은 터키 정부와 테러단체로 지정된 쿠르드노동자당(PKK) 간 평화협상을 앞두고 벌어졌다. 쿠르드족 해방운동 전문가들은 이를 방해하려는 터키 비밀요원이나 극단주의자 또는 PKK 반대파들의 소행이라고 추정한다).

최근 관심에 만족하는가?

한편으론 그렇다. 하지만 언론들은 쿠르드 여성들의 투쟁을 진부하게 다루고 있다. 여성들은 이미 오래 전에 이념적으로 떨쳐 일어났다는 점, 그리고 여성운동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 대신 완전히 평범한 여성들이 거친 남성들에 맞서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여성운동의 투쟁은 이슬람국가(IS)와의 최근 상황을 훨씬 넘어서는 문제다.

여성들은 어떻게 조직됐는가?

쿠르드 여성방위부대(YPJ)가 소속된 상부조직인 ‘예키티야 스타린 로자바’ 아래에 여성위원회, 자치단체(코뮌), 협동조합과 아카데미가 있다. 이곳에서 여성들은 군사교육과 정치교육을 받는다. 공직에서 여성들은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여성 할당제와 공동 대표의 원칙이 있다. 직책은 또 여성과 남성이 각각 맡는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경제적 사회적 자율성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도록 하는 일련의 조직들이 있다. 여기서는 앗시리아와 아랍 여성들이 스스로를 대표한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유일한 모델이다. 전쟁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내부의 혁명도 우리에겐 중요한 문제다.

언론이 되풀이해서 말하는 것 중 하나는 IS 전투원들은 여성에게 살해될 경우 천국에 가지 못할 것이라고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맞다. IS 제도는 여성에 대한 체계적인 파괴, 페미사이드에 기초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의 투쟁은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타파를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서구 언론들은 IS가 여성들에게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보도한다. 사람들은 IS에 맞선,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적을 만들고 있지만 여성들의 요구 자체를 지지하지는 않는다.

여성운동의 이념적 기초는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쿠르드 민주동맹당(PYD)은 PKK의 기관이 아니다. 그러나 이념적으로는 연결돼 있다. PKK와 이의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은 토론에서 생략되지만 여성들은 터키 PKK 여성들의 투쟁과 이념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다. PKK가 테러 조직으로 간주된다하더라도 이러한 배경 없이 이 운동은 이해될 수 없고 이러한 문맥은 또 적절하지도 않을 것이다.

쿠르드인들은 로자바에서 자유로운 사회의 아방가르드라는, 하나의 모델을 보고 있다. 로자바에서 모든 주민 그룹들은 함께 하며, 여성 해방을 핵심 원칙으로 간주한다. 많은 여성들의 삶은 이를 통해 변화됐다. 종종 여성은 혁명에 처음에는 동원되지만 결국에는 잊히고 만다. 그러나 로자바의 여성들은 구태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무장한 그리고 자율적인 여성에 관한 터부를 깼다. 이는 이제 세계로 향할 것이다.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 구체적인 요구는 무엇인가?

로자바 지역은 현재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의약품, 음식물과 구호 단체도 접근하기 어려워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다. 동시에 많은 난민들은 로자바의 보호를 받기 위해 이곳으로 오고 있다. 제재는 중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굶어죽을 것이다. 그리고 로자바 당국은 인정돼야 한다. 이들은 중동에 진실로 대안적인 전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PKK 금지도 제고돼야 한다. 여성들이 IS에 맞서 싸우고 국제적인 주목을 끄는 여기 로자바에서 현재 구현되고 있는 것은 결국 PKK의 사상이다. PKK 금지 때문에 쿠르드인은 독일을 포함해 국제 사회에서 범죄화되고 있다. 나의 학문적인 작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는 변화돼야 한다.


[원문] http://bewegung.taz.de/aktionen/bewegung-berlin/blogeintrag/%E2%80%9Eund-das-wirkt-nun-weltweit%E2%80%9C
[번역] 정은희 기자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