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노동자들, 하이디스 원정투쟁에 뜨거운 연대

현지 언론, 하이디스 문제 큰 관심...대만 노동자, 2차 원정 더 큰 연대 약속

대만 언론이 한국 하이디스 노동자들의 현지 원정 투쟁을 관심 있게 보도했다. 또 현지 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온 하이디스 노동자들에 적극 연대하고 2차 원정 투쟁에 보다 큰 연대를 약속했다.

대만 언론 <타이페이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한국 노동자들이 타이페이에서 공장 폐쇄를 문제로 시위를 진행했다”며 하이디스 노동자들의 현지 투쟁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하이디스 지분 95%를 갖고 있는 대만 이잉크 홀딩스가 이천공장 폐쇄를 예고하면서 대규모 정리해고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잉크 홀딩스는 공장을 폐쇄하고, 특허부문만 법인으로 분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노동자들은 공장폐쇄와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5일 간 이잉크 홀딩스와 모회사인 YFY그룹 본사가 있는 대만으로 원정투쟁을 떠났다.

[출처: 타이페이타임스 화면캡처]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현지 원정 투쟁을 통해 대만 자본의 문제를 알렸고, 현지 노동자들도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했다.

<타이페이타임스>는 “6명의 하이디스 노동자 대표단은 하얀 한국식 전통 의상을 입고 YFY 그룹 본사를 향해 행진했다”며 “이들은 분노와 절망을 상징화하며, 구령에 맞춰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면서 삼보일배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 언론 보도에 따르면, 타오위엔노조연맹, 신하이가스노조 등 다양한 노조단체와 노동조합은 이러한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했다. 현지 노동자 150여 명과 노동조합 활동가들은 한국 노동자들의 삼보일배를 따라 행진하면서 대만기업의 한국 공장폐쇄와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함께 냈다.

하이디스지회 대표단은 대만 노조의 연대에 힘입어 한국 하이디스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려냈다.

대표단은 집회에서 “공장 폐쇄는 하이디스 거래처 기업의 노동자 뿐 아니라 하이디스 노동자 350명 이상을 포함해 약 800명의 일자리를 희생시킨다”고 전했다. 또 “YFY 그룹이 2008년 하이디스를 취득했을 때 한국에서 회사 경영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600명 이상을 해고했다”고 덧붙였다.

대표단은 또 “최근 폐쇄를 ‘먹튀 사기(eat-and-run scam)’”라면서 “이잉크 홀딩스는 LCD 전자 산업의 핵심 기술인 하이디스 테크놀로지를 습득한 후 한국 생산 라인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엄미야 금속노조 경기지부 부지부장은 또, “회사 대표가 수익을 내면서도 노동자를 대량 해고한 것은 한국에서는 첫 번째 사례”라면서 “국경을 넘어선 노동자 권리 보호를 위해 바다를 건너 대만으로 왔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 하이디스 문제에 큰 관심...2차 원정 때는 더 큰 연대 약속

5일 간의 원정 투쟁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활동가들은 현지 노동자의 연대와 지지에 고무된 분위기다.

원정투쟁을 다녀온 우부기 하이디스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참세상>에 “현지에 가서 선전전, 촛불집회, 삼보일배와 기자회견을 했는데, 대만의 신문, 방송 등 언론들이 상당히 큰 관심을 가졌다”면서 “대만 노동자들은 자본이 흑자 경영을 냈는데 공장 폐쇄를 한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 문제라고 말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우부기 수석부지회장은 또 “원정 인원도 적고 사전 답사 형식으로 갔는데, 첫날부터 대만 연대 단위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면서 “현지 노동자들이 2차 원정 투쟁 때에는 더욱 큰 연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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