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생정보 ‘대한상의’로 넘긴다

진로전산망 <꿈길>에 중고교생 개인정보 일제 입력 논란

  대한상의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꿈길>사이트.     © 인터넷 갈무리 [출처: 교육희망]
 
대한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시스템에 전국 중고교생의 학교생활기록부(NEIS) 속 일부 개인정보가 일제히 입력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3월 들어서만 대한상의·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잇달아 업무협약을 맺는 등 ‘친기업’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학생 357만명의 개인정보, 5월 1일에 대한상의 서버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3월 들어 357만 명에 이르는 전국 중고교생 학교생활기록부의 정보 가운데 일부를 대한상의에서 운영하는 서버에 옮기려고 시도하고 있다. 진로체험지원전산망인 <꿈길>시스템을 처음으로 본격 운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교육부가 경제단체인 대한상의에 이 시스템을 위탁 운영시킨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사·학부모는 물론 일부 시도교육청까지 반발하는 등 말썽을 빚고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2억원과 3억원을 대한상의에 주면서 이 시스템에 대한 위탁 운영을 맡겼다. 
  
이에 따라 민간단체인 대한상의가 <꿈길> 사무실을 자신의 사옥에 차린 뒤 서버 관리, 사이트 운영, 콜센터 운영까지 도맡고 나섰다. 
  
교육부는 최근 전국 중고교에 공문을 보내 <꿈길>에 학생의 소속 학교, 학년, 학급, 번호, 이름, 개인번호 등의 정보를 3월 9일까지 입력할 것을 교사들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일부 학교와 교육청이 ‘학생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민간단체 운영사이트에 입력토록 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면서 따졌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 13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기존 공문을 바꿔가며 입력 시점을 4월 1일에서 다시 5월 1일로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 개인정보 동의서를 받는 것으로 정책을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국 학생들은 학창 시절 중 자신의 체험활동 내용을 이 사이트에 자세히 기록해야 한다. 그런데 이 내용이 개인정보와 함께 대한상의 서버에 집적되기 때문이다. 
   
학부모 “반강제 동의...일제 입력 고쳐야”, 교육부 “법령상 문제 없다”
  
서울지역의 이 아무개 학부모는 “교육부 지시를 받은 학교에서는 학생의 정보를 대한상의에 통째로 넘기려고 하고 있다”면서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뒤늦게 받고 있지만 이렇게 되면 반강제가 되고 만다. 원하는 학생들만 개별로 가입하도록 안내하는 게 맞다”고 하소연했다.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도 “초중등교육법이 학교생활기록부의 자료 제공에 대한 제한을 따로 두고 있을 정도로 교육기관은 학생 정보의 보호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교육부가 자신들이 해야 할 학생정보 관리를 대한상의에 위탁한 것이 적정한 지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대한상의는 이미 특성화고 시험 관리시스템 등의 교육부 사업을 사고 없이 잘 해왔다”면서 “법령에 따르면 민간단체에 학생정보가 들어간 시스템을 위탁 운영토록 하는 것이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개인 정보제공동의서를 받으면 된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2명의 교육부 관계자들도 “자유학기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좋은 취지로 진로체험지원망을 만들게 된 것이며 예산을 아끼려다 보니 대한상의에 맡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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