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도 '연금개악' 동조? 교사, 공무원 반발 거세

'더내고 덜받고'... 지급율은 1.9%에서 1.7%로, 기여율은 7%에서 10%로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가운데)과 이충재 공무원노조 위원장(왼쪽 세번째) 등 연금강화 공투본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새정연의 개악안 발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전교조 [출처: 교육희망]

국회 국민대타협기구 활동시한을 3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이 끝내 공무원연금 자체 개악안을 공개했다. 정부와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 개악을 강행하는 데 대한 교사와 공무원들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등 50여개 공무원단체가 뭉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연금강화 공투본)는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체 개악안을 내놓은 새정연을 강하게 규탄했다.

새누리당 안보다 더 고통 전가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새정연 공동위원장인 강기정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내놓은 공무원연금 개악 모형을 보면 공무원이 부담하는 비율(기여율)을 재직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 모두 현행 7%에서 최대 10%로 높였다. 연금지급률은 현행 1.9%에서 최대 1.45%까지 깎도록 했다. 새누리당처럼 ‘더 내고 덜 받는’ 구조인 것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의 소득대체율도 줄어든다. 현재 30년 기준으로 57%인 소득대체율이 51%로 떨어진다. 새정연은 자체 개악안으로 55조원 더 많은 재정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연 개악안은 또, 연금 구조를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형태로 나누었다. 기여율은 공무원연금 2.5%+α와 국민연금 해당분 4.5%로 했고 연금 지급률은 공무원연금 0.9%-β와 국민연금 해당분 1.0%로 분리했다.

연금강화 공투본은 이에 대해 “'당사자와 정부간의 합의와 적정 노후소득대체율에 대한 합의 없이 논의하지 않겠다'던 새정연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하며 △국민연금 상향없는 공무원연금 개악논의 반대 △노정교섭을 통한 정부안 제출 △당사자 합의 없는 정치야합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충재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새정연안이 새누리당 안보다 더 큰 재정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공무원들에게 고통이 된다는 사실이다”이라며 “우리는 새정연 개악안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정부안이 공식적으로 제출되지 않았는데도 새정연이 자체 개악안을 발표한 것도 문제가 됐다. 문재인 새정연 대표는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 초청 여·야대표 회동에서 “정부안이 제출되면 야당도 안을 제시해 같이 논의하겠다”고 했으나 먼저 개악안을 내놓은 것이다. 24일에는 우윤근 새정연 연내대표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 “대타협기구의 활동 기한(3월28일) 내 개혁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고 합의하기도 했다.

연금강화 공투본은 “사회적 합의 정신으로 제대로 된 국민노후소득 보장의 전제인 공적연금제도 강화를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논의에 참여해온 107만 공무원을 능멸했다”고 했다.

공무원연금에 국민연금 구조를 들여오면서 상대적으로 연금을 많이 받는 공무원이 더 적게 받고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공무원이 더 많이 받게 하는 새정연 안이 교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공무원노조 내부에서 “대타협기구 탈퇴하자”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새정연은 합의 정신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안을 공개했다. 공투본과 사전에 합의된 것처럼 언론에 호도했다”며 “공무원연금과 국민의 노후를 지키기 위해 새정연 안에 반대하면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러니 공무원노조 안에서는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대타협기구를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공무원노조 지부장 24명을 포함한 활동가 67명은 이날 ‘우리의 요구’ 제목의 제안서를 발표해 “국민대타협기구에서 탈퇴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제안서에서 “대타협기구가 공무원 노동자들의 양보만 강요하는 개악 도구로 사용된 것”이라며 “만약 대타협기구가 종료될 때까지 공무원노조가 남아 있는다면 공무원연금 개악이 공무원노조의 동의하에 추진되는 것처럼 정당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교조 지회장 51명도 같은 날 호소문을 내고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3월28일 이전에 대타협기구에서 나와 전교조와 함께 투쟁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이날 오후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국민대타협기구 탈퇴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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