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위에 고농도 캡사이신 물대포 난사...돌연사도 가능

“불에 데인 듯 쓰라렸다”...호흡곤란, 구토, 화상 통증 호소

새벽 2시 30분 께 캡사이신 쏘며 철야행동 해산 시도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고농도 캡사이신 물대포를 난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캡사이신 물대포 난사로 참가자 다수가 기침, 호흡곤란, 구토, 화상 등의 심각한 고통을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최루액 농도는 군사정부 시절 거리에 쏟아진 최루탄 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며 분노했다.

1일 저녁 서울 인사동 사거리에 모인 세월호 가족, 시민사회단체, 청년학생과 노동자 등 4000여 명은 세계노동절대회에 이어 청와대로 행진을 다시 시도했다. 정부는 수십대의 경찰 차량을 동원해 참가자들을 고립시키고 해산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참가자들이 행진을 고수하자 경찰은 캡사이신을 탄 물포를 발포했다. 시민들에게 쏟아지는 물포의 최루액 농도는 계속 강해졌고 참가자들은 끝내 호흡곤란, 구토를 일으키며 고통을 호소했다.

[출처: 김용욱 기자]

[출처: 김용욱 기자]

참가자들은 세월호 방송차량 진입 마저 막히고 차벽에 고립되자 확성기를 들고 자발적으로 발언을 이어나가며 집회를 진행했다. 또 차벽과 도로에는 “파산정권 퇴거하라”, “시행령을 폐기하라”, “가자 청와대로”라는 문구가 적혔고 “박근혜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사회를 맡은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아직도 세월호에는 사람이 있다”면서 “진실을 원하는 사람들을 차벽으로 막는 박근혜 정부 저들의 행동은 야만이자 폭력”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또 “죄 지은 자가 처벌받고 쓰레기 시행령을 폐기할 수 있도록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강원대 4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참가자는 “작년 5.18 때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 한 동영상을 다시 보고 치를 떨면서 여기에 왔다”면서 “아직도 9명이 바다속에 있고, 진상 규명은 되지 않은 채 쓰레기 같은 시행령만 차관 회의를 통과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또 “우리가 왜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끝까지 함께 싸워 진실을 밝히자”라고 당부했다.

유재춘 민주노총 강원본부장은 “민주노총은 세월호의 슬픔을 같이한다”며 “우리는 청와대로 가 세월호의 진실, 세월호의 아픔을 같이 애기해야 한다”면서 “1%의 정권과 자본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들이 진실을 알 때까지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안전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뜨거운 투쟁이 필요하다”면서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하자”고 밝혔다.

[출처: 김용욱 기자]

[출처: 김용욱 기자]

참가자들은 약 1시간 반 동안 집회를 진행하다가 9시 경 방송차량이 진입하자 “진실을 인양하라”, “폭력 경찰 물러가라”라고 외치면서 본격적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인사동 사거리는 차벽으로 둘러싸인 상태여서 참가자들은 일부 경찰력과 차단막으로 막힌 곳을 중심으로 경찰과 대치했다.

오후 9시 30분 경 처음으로 최루액이 쏟아지기 시작한 후 경찰은 연거푸 다량의 최루액을 참가자들에게 사정없이 난사했다. 9시 40분 경 경찰은 1차 해산명령을 발표한 뒤 대오 맨 앞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에 머리를 붙들린 참가자 1명은 머리가 땅에 떨어져 부상을 입고 사람들에게 실려 갔다.

참가자들이 해산을 하지 않자 경찰은 10시 12분 경 살수차에서 물포를 시험 발사한 뒤 이후 난사하기 시작했다. 물포에는 다량의 캡사이신이 섞여 호흡곤란 뿐 아니라 피부에 고통을 유발해 많은 이들이 통증을 호소했다.

급기야 밤 11시 10분 경부터 약 40-50분 동안 경찰은 훨씬 강한 농도의 캡사이신이 섞긴 물포를 줄기차게 발포했다. 사람들은 물포의 물에 약간만 닿아도 “불에 데인 듯 쓰라렸다”면서, 군사독재 시절 당시 거리에 쏟아진 최루탄 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고통을 호소했다. 특히 최루탄은 바람이 불면 날라가지만 이번 최루액 물포는 물 입자가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코와 입을 계속 공격하고 피부에 흡수돼 직격으로 맞지 않았더라도 심각한 통증을 낳았다. 마지막에는 세월호 가족들이 경찰 차벽 앞으로 나가 물포 발사 중단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세월호 가족들에게도 가차없이 물포를 쏘았다.

[출처: 김용욱 기자]

이날 인권감시단으로 활동한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최루액이 원액 그대로 쏟아진 것 같았다”면서 “최루액이 바닥에 하얀 거품을 일 정도로 진한 농도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후방에 있던 사람들도 매케한 냄새에 기침할 정도였다”며 “필요하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경찰이 살포한 이 최루액은 인공 캡사이신의 일종인 파바(PAVA)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이 용액은 영국 경찰도 교도소 폭동 등 개인에 대한 진압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극히 위험한 물질”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특히 이번 농도는 호흡곤란을 바로 느낄 정도의 고농도였는데 이런 최루액을 야간에 노약자, 어린이, 천식환자 등이 있을지도 모르는 다중에게 무차별적으로 살포한 것은 위험을 넘어서 폭거적인 진압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PAVA 30 등 노니바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인공캡사이신은 지난 2009년 쌍용차 공장 옥쇄 투쟁 노동자, 2011년 희망버스 참가단에 대해 경찰이 살포한 바 있다. 경찰은 무해성을 주장하지만 보건의료단체연합가 공개한 물질안전자료(MSDS)에 따르면, 심각한 과다노출시 사망을 초래할 수 있으며, 수포생성, 반복노출 시 장기손상 등을 일으킨 수 있는 유해한 물질이어서 추가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시위 과정에서 다수가 부상을 입고 연행됐다. 대치 과정에서 여러 명이 병원으로 실려 갔고 여성과 장애인들도 물포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

2일 0시 20분 경부터 소강 상태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다시 자유발언을 하면서 집회를 이어갔다.

[출처: 김용욱 기자]

[출처: 김용욱 기자]

[출처: 김용욱 기자]

[출처: 김용욱 기자]


[2신: 2일 03시 30분]

5월 2일 새벽 2시 30분께 경찰은 인사동 사거리 도로위에서 ‘세월호 대통령령 폐기, 범국민 철야행동’을 평화롭게 이어가던 유족들과 시민 500여 명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시민들은 몸짓패 몸짓선언의 율동과 자유발언, 연극인 박근혜 성대모사 등을 이어가며 흥겹게 철야행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경찰은 인사동 사거리 3개 대로에서 동시에 병력을 밀고, 저항하는 유족과 시민들에게 캡사이신을 무차별로 살포해 인사동거리 입구 방향으로 몰아붙였다. 사방에서 밀려오는 경찰 병력의 방패를 막으며 저항하던 시민들은 20여 분간 격렬히 저항하다 끝내 인사동거리 입구 인도까지 밀렸다. 유가족 30여 명은 도로 위에 남았다. 범국민 철야행동은 오전 8시 동시다발 행동과 오전 11시 전체 입장발표 등이 남아 있다.

[출처: 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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