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밝히지 못한 채 카네이션 달 수 없다"

참교육학부모회, 쓰레기 시행령 규탄 행동하는 학부모 선언

“단원고 엄마, 세월호 엄마입니다. 꽃을 달아 줄 아이가 없는 엄마에게는 별 의미 없는 어버이날입니다. 준영이는 마지막 어버이날 미역국을 끓이고 계란후라이 두 개를 내어주던 살가운 아들이었습니다.

그런 아이를 빼앗기듯 잃고 저희는 시체 장사, 자식 팔아 보상받으려는 유가족, 쓰레기 부모로 1년을 버텼는데 변한 것이 없습니다. 이 정부는 무엇이 두려운지 쓰레기 같은 시행령으로 진실을 덮고 있습니다. 아이를 보내고 팽목항에서 느꼈던 죄책감도 그대로지만 달라진 것은 없지만 포기할 수 없습니다.


  참학은 학부모선언 기자회견에 앞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에 맞춰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출처: 교육희망 강성란 기자]

여러분들이 지금처럼 함께 준영이의 이모, 삼촌, 고모, 할머니가 되어주세요. 아이들의 억울함을 함께 풀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지키지 못한 엄마이지만 남은 시간은 아이들을 지키는 어른의 몫으로 살겠습니다. 오늘 저는 아들을 보러 갑니다. 저희는 아이를 찾기라도 했지만 여전히 아이를 품에 안지 못한 실종자 부모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세요.”

단원고 고 오준영 학생 어머니 임영애 씨의 발언을 들으며 기자회견에 모인 학부모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어버이날인 8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별법을 무력화 시키는 쓰레기 시행령 규탄, 행동하는 학부모 선언’을 발표했다.

아이들을 잃고 두 번째 어버이날을 맞았지만 진실을 밝히지 못한 못난 부모는 아이들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을 차마 가슴에 달 수 없다며 끝까지 진실을 위해 행동할 것을 다짐했다.

여는 말을 위해 나선 최은순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진실을 밝히라는 노란 물결이 거리에 넘쳐나고 600만명의 서명으로 특별법을 만들었지만 정부는 차벽, 캡사이신, 쓰레기 시행령으로 진실을 은폐했다. 부모들은 더 이상 한숨짓고 슬퍼하지 않겠다. 안전한 사회,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끝까지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선언문을 읽고 있는 학부모들. [출처: 교육희망 강성란 기자]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다짐들이 이어졌다. 엄마의 노란손수건 김미금 씨는 “살아있는 아이들을 위해 싸워주시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두 아이들을 위해 끝까지 행동하겠다. ‘반드시’와 ‘끝까지’는 지금 이 순간들이 모여서 만드는 것이라 믿고 진상규명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연대를 위해 함께 한 박옥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도 “정권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4·16 참사 이후 피멍든 가슴을 안고 진상규명을 위해 싸우는 희생자 가족들이, 교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학부모들이 달라졌다”면서 “행동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배운 아이들은 4·16 이전과 다른 사회에 살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학부모 선언문을 통해 “어버이날을 맞는 오늘 아이들의 행복을 유예시키고 경쟁교육의 첨병 노릇을 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며 세월호가 남긴 교육을 잊지 않고 사회를 바로 세우는데 이제라도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밝혔다.

개별화된 한 아이의 부모에 머물지 않고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안전한 나라,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는 나라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과 연대해 승리를 위해 끝까지 행동하겠다는 다짐이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희망나무에 다짐을 적은 뒤 끝까지 행동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출처: 교육희망 강성란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학부모들은 ‘희망나무’에 다짐을 적은 노란 리본을 달았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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