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광호 굴뚝 농성 1년, “꼭 이겨서 여러분 만나겠다”

금속노조, “스타케미칼 측 대화 나서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 세울것”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가 공장 분할매각 중단과 공장 가동을 요구하며 45M의 공장 굴뚝으로 올라간 지 꼬박 1년이 지났다. 금속노조와 대구, 경북 등 영남권 민주노총 지역본부는 차광호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굴뚝 아래에 모였고, 차광호 대표는 “꼭 이겨서 여러분을 만나겠다”고 화답했다.

26일 오후 2시, 경북 칠곡군 석적읍 스타케미칼 공장에서 ‘스타케미칼 투쟁 승리를 위한 영남권 결의대회’가 열렸다. 결의대회에는 금속노조와 대구, 경북, 경남, 부산, 울산 등 영남권 민주노총 지역본부 등 300여 명이 모였다.

차광호 대표는 20년 전 스타케미칼의 전신인 한국합섬에 입사했다. 스타케미칼이 한국합섬을 인수할 당시, 금속노조 스타케미칼지회는 5년의 투쟁으로 고용 승계를 이뤄냈다. 그러나 이내 공장은 멈췄고,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권고사직을 종용했다. 노조 집행부 역시 이에 동조했다. 차광호 대표 등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은 28명은 해고됐고, 이들은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를 꾸려 고용 승계를 요구해왔다. 현재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에는 차광호 대표를 포함한 11명이 남아있다.

그는 지난해 5월 27일 새벽, 사측이 공장을 분할 매각할 조짐을 보이자 공장 안 굴뚝으로 올라갔다. 굴뚝에 오른 지 1년, 차광호 대표는 그동안의 투쟁 과정을 회상했다.

차광호 대표는 “스타케미칼 사장이 헐값에 공장을 사면서 노동자의 고용과 삶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런데 1년 반이 지나자 공장 가동을 멈추고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내몰았다. 사장은 2013년 1월 2일 시무식에서 공장 가공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엄포했다”며 “3개월 뒤에, 6개월 뒤에 공장 재가동 될지도 모른다. 영영 멈출지도 모른다는 등 온갖 소문이 돌았다. 이 혼란한 상황에서 자본과 어용 (노조)집행부는 5월에 권고사직을 쓰지 않으면 재고용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권고사직을 받았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이런 행태를 용납할 수 없었다. 굴뚝에서 1년 동안 이 자본과 정권이 왜 우리를 탄압하겠나 생각했다. 자기들이 돈을 챙기고 노동자를 일방적으로 부리기 위해서다. 민주노조가 줄줄이 깨져 나가는 이유가 그것”이라며 “버틸 수 있는데 까지 버텨 이 싸움 꼭 이겨서 여러분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자 전국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작년 5월 차광호가 문자 한 통을 남겨놓고 굴뚝으로 올라갔다. 삼성 투쟁에도 바쁜데 하지 말라는 고공농성 하게 돼서 미안하다고. 1년이 지난 지금, 이 땅 위에서 차광호와 밥 한 끼, 술 한잔 하지 못하게 만든 것에 대해 내가 미안하다”며 “자본이 약속했던 고용 승계, 단체협약 승계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스타케미칼이 빠르게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금속노조는 특단의 조치를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시간가량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굴뚝 농성장 앞에서 문화제를 이어갔다. 문화제에는 부산 생탁, 택시 노동자,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등도 함께했다.

덧붙이는 말

김규현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