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권 열사 유족-지회 조합원 집단삭발, 무기한 단식농성

유족, “아버지 동료들과 끝까지 싸워 사과 받아내겠다"

양우권 열사가 포스코와 EG테크의 노동탄압에 항거하며 목숨을 끊은 지 31일째인 6월9일, 유족과 상경투쟁 중인 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지회장 양동운) 조합원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EG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와 EG테크가 양우권 열사의 죽음에 사과하고 책임을 인정할 때까지 단식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유족과 조합원들은 결의를 다지며 집단 삭발식을 전개했다.

  상경 중인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전 조합원은 6월9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집단 삭발식을 진행했다. 양우권 열사 아들인 양효성 씨는 현장에서 삭발을 결정하고 실행했다. [출처: 금속노동자 김형석]

양우권 열사의 아들 양효성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1일째다. 저들은 아버지에게 저지른 악랄한 탄압에 대해 어떤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며 “아버지 동료분들이 이렇게 힘들게 싸우고 계신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양효성 씨는 “아버지 동료들이 오늘부터 단식 농성을 하신다는데 건강을 해칠까 걱정된다”며 “저도 더 이상 장례식장에 있지 않고 아버지 동료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 책임 인정과 사과를 받아내겠다. 조합원이란 이유만으로 억울한 죽음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양효성 씨는 양우권 열사 문제 해결을 위해 생업을 미룬 채 상경했다.

  양우권 열사 아들인 양효성 씨는 6월9일 기자회견에서 “저도 더 이상 장례식장에 있지 않고 아버지 동료들과 함께 싸워 책임 인정과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효성 씨가 생각에 잠겨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김형석]

정용식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아버지를 잃은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 사람에게 사과 받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상황이 정말 참담하다”며 “여기 있는 조합원들은 양우권 동지를 왕따시키고, 해고하고, 죽음으로 내몬 EG그룹에게 사과 받을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전규석 위원장은 “포스코의 무노조 정책과 EG의 노동탄압이 양우권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박지만은 이 죽음의 책임을 통감하고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왕따, 감시, 차별, 표적징계, 부당해고 등 EG테크가 양우권 열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악행들이 열사의 일기장을 통해 만천하에 알려졌는데도 EG 측은 책임 인정과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며 “양우권 열사의 아들과 동료들은 회사가 열사 죽음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지 않는 한 결코 단식농성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포했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전 조합원과 양효성 씨는 기자회견을 마치며 집단 삭발식을 진행했다.

  노조가 6월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EG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와 EG가 양우권 열사의 죽음에 사과할 때까지 단식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김형석]

EG테크는 포스코사내하청지회 EG테크분회의 유일한 조합원이었던 양우권 열사에게 감봉, 무기한 대기발령, 두 차례 해고, 두 차례 정직 등 온갖 탄압을 가했다. 양우권 열사는 사측의 탄압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수면 장애와 심리적 불안을 겪다 5월10일 오전 7시30분 경 자택 근처 야산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EG테크와 포스코의 사과를 요구하며 5월15일부터 무기한 상경투쟁에 돌입했다.

‘故 양우권 노동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5월12일 포스코와 EG테크에 ▲양우권 열사 죽음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죄 ▲노동탄압 중단 및 재발 방지 약속 ▲불법파견 중단 및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 ▲산업재해 인정 및 유가족 배상 등의 내용이 담긴 특별교섭 요구안을 전달했다. 6월9일 현재까지 EG테크 측은 상경투쟁 중단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며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기사제휴=금속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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