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합법 쟁의행위 방해한 노조파괴범 구속"

사측 시설보호 요청, 경찰병력 증가...이틀째 대치

충남 아산시에 있는 갑을오토텍에서 경찰병력과 기업노조, 금속노조 간의 대치 상황이 18일 이틀째 계속된다. 이 가운데 전직 경찰, 특전사 출신을 금속노조 파괴 목적으로 사전 기획해 신입사원으로 고용한 의혹을 받는 갑을오토텍 사측은 사태 책임보다 한발 빠져 시설보호만 요청했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와 금속노조 충남지부 등은 18일 오전 10시 정문 앞에서 집회를 갖고 “올해 노사 임금교섭이 진행되다 지회에서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쟁의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업노조 50여명은 17일 지회의 현장 선전물을 일방 훼손하며 쟁의행위를 방해했고 나아가 20여명을 집단폭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쟁의행위 기간에는 연좌 농성, 선전물 부착 등 모든 것이 정당하며 합법이다”면서 “그러나 노조파괴 용병 신입사원과 갑을오토텍 사업주가 무차별 폭력으로 정당한 쟁의행위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 김재영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지회 이재헌 조직선전부장은 “임금교섭 두 달째, 10번째 교섭이 진행되도록 사측은 교섭에 나오지 않거나 교섭안을 내지 않고 회피했다. 사측은 ‘상황이 이런데 교섭이 되겠냐’고 노조파괴에 대한 책임회피 발언을 계속했다”며 “이 때문에 정상적인 교섭이 진행되지 않아 지회는 쟁의행위 절차를 거쳐 파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갑을오토텍지회는 지난 5월 29일 올해 임금교섭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투표인원 대비 96.19%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1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갑을오토텍지회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다.

집회에서는 노동부와 경찰, 검찰을 비판하는 발언도 나왔다. 17일 기업노조 측 50여명이 금속노조원 20여명을 집단폭행한 것에 대해 경찰이 현행범 체포를 한다고 약속했지만 말을 바꿔 실행하지 않자 ‘직무유기’라고 지회는 주장했다.

금속노조 정원영 충남지부장은 “경찰과 검찰은 범법자를 체포하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했다. 신종 노조파괴를 비호하는 경찰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해야 한다”면서 “경찰과 사측이 노동자를 다시 자극한다면 금속노조의 자존심을 걸고 싸우자”고 주문했다.

이재헌 부장은 “노동부가 이례적으로 갑을오토텍 특별근로감독과 압수수색을 하며 ‘노조파괴 전모는 드러났지만 연결고리가 부족해 시간을 달라’고 말해 두 달이 지났다. 최근에는 ‘보강수사로 마무리 하겠다’고 말해 또 2주가 지났다”며 “노동부와 검경은 시간끌기로 도대체 얼마나 많은 노동자 폭행당해야 정신을 차리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찰은 사측이 기업노조 사무실인 경비실 2층 유리창 파손 등을 문제 삼아 17일 시설보호를 요청했다면서 집회에 참여한 충남지역 노동계 관계자들의 정문 출입을 막았다.

[출처: 김재영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출처: 김재영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경찰은 ‘물리적 충돌 방지’와 ‘사측의 시설보호 요청’으로 17일 4개 중대에서 14개 중대로 병력을 늘렸다. 물류차량이 지나다닐 수 있는 정도의 거리만 확보하고 정문과 기업노조 사무실 입구쪽, 금속노조 농성대오쪽 3군데로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전면파업으로 연좌농성을 하고 있는 갑을오토텍지회와 2층 노조 사무실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는 기업노조 측은 서로 마주보고 대치하고 있고, 그 사이에 경찰병력이 배치된 모양새다. 18일 현재까지 양측 간 실랑이는 계속되나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출처: 김재영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출처: 김재영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출처: 김재영 미디어충청 현장기자]

사측의 시설보호 요청에 병력을 대거 배치한 것에 대해 노측 김상은 변호사는 “기업노조가 금속노조원을 집단 폭행한 것에 대해 아무 조치하지 않던 경찰이 시설보호 명분으로 금속노조 농성 해산을 협박하고 기업노조를 비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에 대해서도 김씨는 “17일 기업노조의 폭력행위에 대해 시설보호 요청하지 않던 사측이 이제 와서 유리창이 깨졌다고 시설보호 요청한 것은 이율배반적이다”고 지적했다.

갑을오토텍은 작년 12월 29일 전체기능직의 10%가 넘는 60여명을 무더기 채용한 바 있다. 현재 신입사원 중 53명이 3월 12일 설립된 기업노조에 가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은 금속노조 파괴 목적으로 전직 경찰과 특전사 출신을 조직적으로 신규채용해 복수노조 설립을 주도한 증거를 폭로하며 ‘기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조직적 위장취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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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합원

    저 지역 경찰이 부패했다기 보단 경찰을 지휘하는 검찰의 부패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