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채 노동당 대표 사퇴, “총선 책임지기 어렵다”...격랑 속으로

진보결집지지 전주 당원 85명 집단 탈당...다음 주 비대위 구성

나경채 노동당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결정했다. 지난 6.28 당대회에서 정의당-노동당-노동정치연대-국민모임 4자 진보결집 추진 여부를 묻는 당원 총투표 안건 부결 책임과 더는 진보결집과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나 대표와 함께 진보결집파 지도부를 꾸린 권태훈, 김윤희 부대표, 김일웅 사무총장과 정무직 실장들도 사퇴했다. 이에 따라 노동당은 7월 11일까지 최승현 부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는다. 나경채 전 대표는 당대회 결정에 따라 지난 2일에 4자 정무협의회 참가 중단 공문을 보냈다.

  당대회에서 총투표 안건에 대해 설명하는 나경채 대표

최승현 권한대행은 <참세상>과 통화에서 “대표단 회의를 통해 11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다음 주 고문단 회의를 열고 김혜경, 홍세화 고문 등의 의견을 듣고 조속히 혼란을 수습하고 안정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반면 나 대표와 함께하는 진보결집파 당원들은 6일 전국 대표자들이 모여 지역별 의견을 수렴한 후 모든 선택지를 열어놓고 향후 진로를 고민할 예정이다. 이미 4자 진보결집을 지지했던 당원들은 일부 개별 탈당뿐 아니라 전주에서 85명이 집단 탈당한 상태라 결집파 회의 결과에 따라 노동당의 앞날은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4자 정무협의회는 일단 노동당의 불참 결정으로 3자 테이블로 구성되지만, 진보결집이 대세라는 전략으로 전체 노동-진보운동 진영을 모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당원 총투표, 당원 이탈 막는 방안이었다”

나경채 대표는 3일 오전 10시 46분께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퇴의 뜻을 남겼다. 나경채 대표는 “제가 추진했고, 대표 발의한 당원 총투표 안이 부결됐다”며 “진보결집에 대한 저의 구상이 대의원 동지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밝혔다. 나 대표는 “당원 총투표는 진보결집에도 방점이 찍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당원 이탈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에 맞서려는 방안”이라며 “당원의 위기는 역설적으로 당원 총의의 결집을 통해서만 극복 가능하다는 것이 제 구상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의 구상과 제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고, 결론적으로 대표로서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우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나 대표는 이번 당대회에서 통과된 결정 사항을 수행할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당이 독자적으로 당을 유지하면서 총선을 돌파하는 등의 구상을 실현하려면, 그런 구상을 자신의 신념과 의무로 체화하고 있는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그 방안을 더욱 잘 추진할 분들이 있는데도, 그분들이 자신의 구상을 실현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고 밝혔다.

나경채 대표와 함께 진보결집을 추진했던 권태훈, 김윤희 부대표도 사퇴 입장을 밝혔다. 권태훈 부대표는 “당대회 전에 총투표 부의를 연기하는 특별결의안 합의를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남은 길은 총투표 부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총투표를 통한 분열 없는 진보결집이라는 저의 핵심 공약은 실현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김윤희 부대표도 “진보결집을 추진하고자 했던 대표단은 사퇴하는 게 순리”라며 “그래야만 새로운 지도부가 당 대회에서 통과된 총선기금 특별결의와 총선방침 안을 책임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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